[교육칼럼] 어른들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아니다

[2012-12-22, 11:12:12]
“우리 아이가 요즘 들어 표정이 어둡고 신경질이 늘었어요. 별일도 아닌데 짜증을 내고 말을 걸면 톡톡 쏘고 말대꾸를 해서 저도 잘 참다가 확 터질 때가 많아요. 벌써 사춘기가 왔나 싶어 겁부터 나네요”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스트레스를 경험합니다. 다만 말로 표현 할 수 없기 때문에 알아차리기 어려울 뿐이지요. 말로 표현하는 대신 아이들은 다음과 같이 몸으로 행동으로 표현합니다.

첫째 행동적으로는 평소 잘하던 행동이나 좋아하던 일을 하지 않고 반대로 안 하던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말이 없어지고 게임에만 집착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둘째 정서적으로는 짜증을 잘 내고 조금만 뭐라 해도 바로 눈물을 쏟아내는 것입니다.

셋째 신체적으로는 잦은 열 감기나 설사, 두통, 악몽, 식욕의 변화, 말 더듬, 틱, 야뇨증 등의 변화를 보이는 것입니다.
아이가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나 행동을 보인다면 우선 아이가 무척 힘들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 건 아닌지, 최근 주위 환경변화부터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 이사와 전학, 입학을 하거나 새 학년이 시작될 때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합니다.
 
특히 상해 교민들의 경우처럼 한국을 떠나 낯선 외국에서 살면서 여러 가지 환경 및 생활상의 변화가 크다면 아이들은 더욱 많이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겠지요. 그 밖에 쉴 틈이 없을 정도로 공부량이나 방과후 활동이 너무 많은 건 아닌지 최근에 주변에 충격이 될만한 소식을 접했거나 가정 내 불화가 있는 건 아닌지, 변화하는 신체나 외모에 관한 고민, 친구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등등 스트레스가 될만한 요인들을 확인해 봅니다. 줄일 수 있는 것이라면 하나라도 줄여주는 것이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중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자녀는 물론 부모들도 역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자 무척 애를 씁니다. 하지만 아이가 잘 적응하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에 힘들어 하는 아이를 닦달하거나 강압적으로 대하여 문제를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힘든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는 게 필요합니다. 물론 힘들어 하는 아이를 편안하게 바라보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보고 있노라면 하도 답답해서 무심코 건넨 한마디가 아이에게 따뜻하게 들릴리 없을 테고 아이는 더욱 위축되고 외로워질 것입니다. 부모가 거들지 않더라도 잘 적응하고 싶고 부모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은 아이에게도 있습니다. 다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한데 부모마저 몰라주고 혼내기만 하면 아이는 어디에다가 정 붙일 수 있을까요?

지금이라도 우리 아이가 말하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있는지 한번 살펴봅시다. 아이가 신경질과 짜증을 부려도 같이 신경질로 반응하지 말고 모른척하고 그냥 넘어가 봅니다. 그리고 한결같이 편안하게 대하는 것입니다. 예전보다 사랑과 관심을 좀 더 보여주는 것이지요.

▷정교영(열린맘 심리상담교실장, 상담심리학박사, jooju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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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아주대병원 정신과에서 임상심리사로 근무한 후, 아주심리상담센터에서 상담심리전문가로 활동했다. 2011년 상하이에 열린맘 심리상담교실을 열어 개인상담과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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