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의 흔적, 아픈 기억 ‘난징’

[2019-10-09, 15:59:33] 상하이저널
난징, 그곳은?

중국 장쑤성에 속하는 도시로 수 많은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난징에는 뚜렷한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번째로는 무더운 날씨이다. 중국에는 특히 더운 세 지역을 지칭하는 “중국 3대 화로-中国三大火炉”라는 말이 있다. 난징은 우한, 충칭과 함께 3대화로라 불린다. 이유는 여름 동안, 30도를 넘는 날이 70일 이상이며, 40도 이상까지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구를 떠올리면 될 듯 하다. 

두번째로는 무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이다. 중국인들이 여행을 가는 가장 큰 이유이다. 역대 왕조들의 선택을 받았던 곳으로 오나라, 동진, 송나라, 제나라, 양나라, 진나라, 중화민국 등 여러 시절의 수도였다. 따라서 많은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알고 있는 난징 대학살의 배경이기도 하다. 

길따라 발길따라

중산릉 



중산릉(中山陵)은 중국 근대 민주화의 선구자인 쑨원의 묘이다. 묘라고 생각하기 힘들만큼 매우 큰 규모를 자랑한다. 쑨원의 죽음을 기리는 묘의 의미를 넘어, 난징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이다. 2006년 국가중요명소 및 국가 5A급 관광지로 선정되었다. 난징여행에서 중산릉을 가지 않으면 중국인이 아니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인들에게 의미 있는 곳이다.

핵심인 쑨원의 묘는 제일 안쪽에 위치해있는데, 꼭대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392개의 돌계단을 지나야 한다. 이는 쑨원이 사망할 당시의 중국 인구가 3억 9천 2백만명이였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제당 앞에는 크게 민족, 민권, 민생이라는 단어가 적혀있는데 쑨원의 필체 그대로 옮겼다고 한다. 

중산릉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약을 해야한다. 위챗 중산릉 공중하오(公众号)에서 시간을 정해 예약하면 된다. 입구에서 중산릉까지의 거리는 매우 멀기 때문에 관광차를 타고 가는 것이 좋다. 입구에서 출발하는 표만 구매하면되고, 내려올 때에 따로 구매하면 된다.(1장 10元). 표 장수와 인원수가 일치해야지만 탑승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따로 구매할 것. 입장료는 없다.   

난징대학살기념관
 



1937년 난징에서 일어난 전쟁범죄를 고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난징대학살은 일본에 의해 자행된 전쟁범죄로 당시 약 30만 명의 중국인들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여러가지 증거 자료와 사진 등이 생각보다 매우 많고 적나라하다. 처음에는 그 민 낯에 깜짝 놀랐지만 익숙해지자 오히려 덕분에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과거가 있기 때문에 마음에 더 와 닿는 시간이기도 했다. 2014년에는 난징대학살 77주년을 맞이해 중국 정부가 12월 13일을 국가추모일로 지정했다. 무료 입장이 가능한데, 이는 역사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진행되는 정책이라고 한다.   

부자묘



중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공자를 모시는, 난징에서 가장 큰 공자 사당이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작고 비교적 아기자기한 면모가 보인다. 공자를 모시는 다청뎬(大成殿)과 학문기관인 쉐궁(学宫)으로 나뉘어있다. 제일 안쪽에는 무료로 아주 작은, 그렇지만 기념품으로는 가져갈 만한 사진을 찍어주는 공간이 있다. 큰 사진도 장당 10元으로 비교적 저렴하니 구매할 만 하다. 입장료는 30위안이지만 학생증을 가져가면 15위안에 입장할 수 있다. 또한 부자묘 주변에 여러가지 카페, 전통 가옥, 상점들이 많아 구경할 것이 많고, 강이 흐르는 모습이 예쁘다. 상하이의 예원이나 쑤저우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라오먼동

난징의 옛 거리로 위의 관광지들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거리거리마다 풍경이 매우 예뻐서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좋다. 항저우의 허팡지에河坊街거리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훨씬 더 쾌적하고 깔끔한 느낌이다. 그리고 미식거리에 맛있기로 유명한 곳들이 많으니 한번씩 먹어보는 것도 좋다. 

강산도 식후경

한국인은 밥심이라고, 여행도 밥을 먹어야 할 수 있다. 난징의 대표 먹거리인 베이징카오야(北京烤鸭), 난징대패당(南京大牌档), 매화떡(梅花糕)과 여행지에서 맛있게 먹었던 브런치까지 모두 추천한다. 

베이징카오야는 사실 난징이 원조다. 남북조 시대에 난징에서 시작되었지만 이후 수도가 베이징으로 바뀌면서 이름도 같이 베이징카오야로 바뀌게 되었다. 원조의 맛을 보기 위해 찾은 곳은 ‘褚记北京烤鸭’. 아직 한국인들에게는 알려지지않은 곳인 듯 했다. 담백한 맛 덕분에 느끼하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가장 추천하는 메뉴는 죽. 삼계탕과 비슷했다.
 


난징대패당은 부자묘점으로 방문했다. 부자묘점이 난징대패당 지점 중에서 두번째로 인기가 많은 곳이었는데, 이 때문에 대기가 엄청났다. 12시가 되기 전에 방문했는데도 우리 앞에 약 80여팀이 대기하던 중이었다. 포기 하려던 찰나 한 중국인이 합석하지않겠냐고 제안했는데, 이렇게 해서 총 6명이 모였고 덕분에 대기하지않고 바로 들어갔다. 만약 대기 인원이 너무 많을 경우 합석 제안해보는 것도 꿀팁이다. 

 

 
다중뎬핑(大众点评)의 추천메뉴 1등이었던 ‘民国美龄粥’는 달짝지근한 도우장을 죽으로 만든 맛으로 호불호가 많이 갈릴 듯 했다. 실제로 합석했던 중국인들은 모두 별로라고 했고, 나와 친구는 나름 맛있게 먹었다. 天王烤鸭包와 王府泡椒鸡는 꼭 한번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매화떡은 난징 특산물이다. 팥 맛과 과일 맛이 있는데, 팥이 기본인 듯 했다. 윗 부분은 달달한 떡 맛이었고, 밑에는 달콤한 팥이 가득 차 있어서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다. 약 5~8원정도로 저렴한 가격이고,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으니 꼭 맛보기를 추천한다. 참고로 나는 라오먼동미식거리老门东美食街에서 8위안에 먹었다.

1912街에는 유명한 브런치카페인 ‘Au86’가 있다. 여행하는 동안 중국음식에 질렸다면 가보는 것도 나쁘지않다. 맛도 맛이지만, 가게 인테리어부터 플레이팅이 매우 잘 돼있어서 기분 내기 딱 좋다.

학생기자 공유경(저장대 시장마케팅학과)
사진_만토우(blog.naver.com/666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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