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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혼불문학상 <나라 없는 나라>의 소설가 이광재

[2015-11-20, 20:18:05] 상하이저널

Again 1894 ‘동학농민혁명’ 오늘과 닮았다

혼불문학상 수상 <나라 없는 나라>의 소설가 이광재

 

굴지의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을 두고 작가는 ‘프롤로그’라고 말한다. 신춘문예 등단작가도 아닌데 이제 서문을 뗀 것이라니, 수상작은 물론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고단수 소감이다.

 

소설가 이광재, 그는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인 지난해 상하이를 다녀갔다. 전봉준 평전 <봉준이 온다>를 들고 교민들을 만났다. 올해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나라 없는 나라> 역시 동학농민혁명을 다뤘다. 그는 왜 다시 전봉준을 소설로 불러 들였을까. 그에게 동학농민혁명은 무엇일까.

 

심사위원들은 “동학농민혁명이 민중중심의 민주적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위대한 전쟁이었음을 감동적으로 밀도있게 환기시킨 작품”이라고 평하며, “새로운 역사상을 제시한 역사소설의 소중한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실제, 소설 <나라 없는 나라>는 120년전 그 시대와 오늘날이 닮아있어 놀랍게 한다.

 

‘동학농민혁명’과 함께 오랜 꿈인 문학으로 돌아온 그가 ‘책읽는 상하이’에 온다. ‘봉준이’와 함께 <나라 없는 나라>를 들고 소설가 이광재가 온다. 문학판을 기웃거렸던 청년시절부터 문학상 수상까지, 소설 같은 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그리고 프롤로그에 불과한 ‘응답하라 1894’ 동학농민혁명의 재구성에 솔깃해진다.


 

 


‘혼불문학상’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 상은 작가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청년시절에 문학 활동을 하면서 한 권의 작품집과 두 권의 장편소설을 펴냈습니다. 그러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직장생활을 해야 했지요. 그러나 생업활동을 하는 기간 내내 남의 옷을 입은 듯한 불편함을 느끼다 급기야 오랜 꿈인 문학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였지요. 그리고 그로부터 약 5년간 전봉준 평전 <봉준이, 온다>를 펴내고, 이번에 장편소설 <나라 없는 나라>로 제5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혼불문학상 수상은 작가로서의 삶을 세상으로부터 용인 받고 격려 받는 일임과 동시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신세를 갚는 일이었지요. 사회적으로 저 자신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설에 입문하신 특별한 계기, 본격적으로 소설가가 되시겠다고 결심하신 동기는 무엇인지.

 

내 삶이 문학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될 거라는 예감은 중고등학교 시절에 찾아왔습니다. 그때부터 독서의 단계를 넘어 조금씩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 행위가 매우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 생각이 조금 영글게 된 것은 아마도 대학시절 무렵의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설 쓰기는 세계와 인간을 이해하는 길이며, 나와 세계를 바꾸는 일도 되리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봉준이 온다>에 이어 수상작 <나라 없는 나라> 역시 동학농민혁명을 얘기하고 계십니다.

 

이 소설은 제가 청년 시절 문학판을 좀 기웃거리면서 몇 편의 소설을 쓴 후 약 20여년 만에 쓴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시작인 셈이지요. 그래서 이 소설이 내 문학의 프롤로그라고 작가의 말에서 썼던 건데,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소설이니만큼 먼저 우리의 근대가 시작되는 지점을 살펴보려고 했던 거죠. 제 문학은 결국 우리의 근대를 다루게 될 테니까요. 우리의 근대가 무엇을 성취했고, 어느 지점에서 문제를 일으켰는지 살피는 일부터 제 문학을 시작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동학농민혁명과 그 시대를 들여다보는 것은 제 세상살이가 어머니와 대면하는 일로부터 시작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패배하고도 승리한 싸움으로 보는 동학농민혁명이 이 시대에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이번 소설을 읽고 어쩜 그렇게 그 시대가 오늘날과 같은지 놀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아마도 그건 그 시대에 비틀려버린 우리의 근대가 바로 잡히지 않았기 때문일 거예요. 따라서 그 시대를 잘 들여다보면 오늘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지 보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날 그런 비틀림을 바로 잡기는커녕 더욱 비틀어버리려는 세력이 국가 운영의 재량권을 쥐고 있잖아요. 그래서 자꾸 퇴행하는 거지요. 역사교과서 문제가 그 대표 사례인데, 불행하게도 일본 역시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게 지금 동아시아의 불행한 사태입니다. 이번 소설 <나라 없는 나라>가 그걸 자꾸 환기시키니까 사람들은 무섭고 아프게 느끼는 것 같아요.


등단 이후, 독자들에게 작품을 선보이기까지 오랜 시간 걸렸습니다. 작가로서 힘들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글쓰기를 놓지 않도록 붙들었던 그것, 궁금합니다.


밥벌이의 지겨움을 많이 이야기하던데 전 그 기간에도 막연히 내가 있을 곳으로 돌아가게 되리란 희망으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 와중에도 독서를 하려고 노력했고, 순간순간의 현장들을 사진 찍듯 담아두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기를 웅크린 채 기다렸지요. 뭐랄까요,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두고 있는 사람처럼 황량한 날들이었지만 그 사람을 찾아 나설 날이 오리라 믿었던 셈이지요. 그 식지 않는 사랑이 나를 버티게 한 듯합니다. 지금은 그 사람에게 꽤 다가갔다고 여기는 중입니다.


다음 작품이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내년 8월쯤에 만주 일대를 한 바퀴 돌아볼 생각입니다. 그곳에선 우리와 연관성을 가진 삶들이 꽤 오래 전부터 시작되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그곳을 다루게 된다면 아마 20세기 초반의 세계와 우리 민족의 삶을 다루게 되겠지요. 그러나 아직 시간 여유가 있으니까 우선은 공부를 하고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먼저 다룰 생각입니다. 두어 편쯤 생각하고 있는데 그때까지 두 편을 다 쓸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군요.


상하이 교민들과의 인연은 처음이 아닌 것으로 압니다. 교민독자들께 한 말씀.


동아시아에 근대가 이식될 때 상하이는 그 핵심 거점이었습니다. 그런 도시에 국경을 넘어 제가 세 번째로 방문하게 되는데 이건 특별한 인연처럼 느껴집니다. 아마도 상하이는 제가 세계의 시민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번째 방문했을 때는 몇 분과 인연을 맺었지만 이번에는 독자들과 만나는 셈이어서 기대가 되고 흥분도 됩니다.

 

고수미 기자

 

 

 

이광재 작가는

-1989년 무크지 <녹두꽃>에 단편 ‘아버지의 딸’로 등단

-동학농민혁명을 재구성한 <나라 없는 나라(2015)>로 제5회 혼불문학상 수상.

-소설집: <아버지와 딸>

-장편소설: <내 가슴의 청보리밭>, <폭풍이 지나간 자리>, <나라 없는 나라>

-평전: <봉준이, 온다>

 

상하이저널과 함께 하는 ‘책읽는 상하이’ 21강

소설가 이광재 초청 강연

▶장소: 윤아르떼(宜山路2016号合川大厦3楼F室(허촨루역 1번출구))

▶문의: 021-6208-9002 master@shanghaibang.net

▶후원: 윤아르떼(www.yoonarte.com)

▶참여신청: www.shanghaibang.com → ‘책읽는 상하이’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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