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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비엔나 필하모니 공연을 보다

[2017-06-05, 06:55:12]
[가족과 함께한 30일간의 유럽 여행]

2015.07.24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비엔나 필하모니 공연을 보다


스위스에서 7월 22일에 출발하여 이곳 잘츠부르크에 머무르던 나흘 동안 시내 곳곳에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관련 포스터와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잘츠부르크에서는 매년 여름에 6주 동안 음악 페스티벌이 진행된다. 2015년 7월 18일부터 8월 30일까지 잘츠부르크 축제극장에서는 모차르트 관련 문화·관광 상품 중 첫 번째로 유명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모차르트 오페라 공연이었는데, 매년 유명 성악가들로 출연진을 구성해 그 명성은 세계적이다. 전 세계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기 위해서 1년 전부터 표를 예매하여 이곳을 찾는다. 우리도 1842년에 창립한 전 세계 3대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중의 으뜸인 비엔나 필하모니의 연주를 들을 기회를 얻게 되었다.

 


7월 23일 신시가지를 거쳐 구시가지를 연결해 주는 마카르트 다리를 막 지났을 때였다. 오른쪽에는 유람선을 탈 수 있는 선착장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한국 관광객을 우연히 만났다. 아들이 프랑스에서 살고 있으며, 비엔나 필하모니 공연을 보기 위해서 아들이 자가용을 몰고 이곳까지 왔다고 하셨다. 잘츠부르크에서 비엔나 필하모니 공연을 보기 위해 1년 전에 서울에서 예매하였다고 하시면서, 아마 표가 조금 남아 있을 수도 있으니 물어보라고, 우리 가족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보통 그런 공연을 보러 가기 위해서는 정장 차림으로 가야 하는데 우리 가족은 정장을 입지 않아서 그런 공연을 볼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일반적인 공연이야 캐주얼 차림으로 가능하나, 필하모니 공연은 일반 공연과는 다른 상황이기에 언뜻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1년 전부터 준비하셔서 턱시도 정장도 준비하고 오셨다는 노부부의 말씀에 잠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이 프랑스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이곳 오스트리아의 음악 도시인 잘츠부르크에 와서 비엔나 필하모니 공연을 연로하신 부모님과 함께 감상한다는 것에 서울에 계신 부모님께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버님께서 병으로 누워 계셔서 함께할 수 없지만, 그것은 핑곗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노부부가 우리 가족에게 꼭 기회 되면 같이 봤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말씀이 진정으로 우리를 위한 배려의 말씀임이 느껴졌고, 마음으로 전달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벌 두 마리가 우리가 먹으려고 준비한 아이스크림에 앉아서 맛있게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한참동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공기가 맑고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이 자연스럽게 관광객과 함께할 수 있는 이곳의 여유로움이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20여 분 대화를 하고 있는데 아드님으로 보이는 청년이 나타났다.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건실하고 잘생긴 사람이었는데 부모님을 공경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서로 인사를 하면서 헤어졌다. 춘부장께서 꼭 같이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하시면서 헤어졌다.


우리 일행이 횡단보도에 도착했을 무렵, 자당께서 우리 쪽으로 오시면서 무언가를 아내에게 건네주셨다. 약간의 먹을 것을 주려고 300여 미터를 걸어서 오신 것이었다. 멀리 잘츠부르크에서 한국 사람들이 마음을 나누는 순간이었다. 학생들이랑 나눠 먹으라고 하시면서 손을 흔들어 주시는 모습 속에서 잠시 어머니의 모습이 그려졌다.


게트라이데 거리에서 구경하는 동안 두 분이 말씀하신 비엔나 필하모니 공연이 자꾸 생각이 났다. 그러한 생각을 가족과 상의했는데, 의상 문제도 있고 하니 다음에 보자는 의견으로 정리되었다. 그러나 이번에 공연을 보지 못하면 다음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먼저 매표소에 가서 표를 판매하는지 알아보기

로 했다. 그런데 매표소에서는 지금은 판매하지 않고 오후 5시 이후에 판매한다고 하면서 그때 오라는 것이었다.


게트라이데 거리를 다니면서 특별히 눈에 띈 의상은 잘츠부르크의 전통 의상이었다. 이 정도의 의상을 입고 관람해야 하는 건데, 우리의 복장은 그렇게 정중하지 않았다. 가족 일행은 먼저 호텔에 가서 최대한 정장에 가까운 옷을 입고 나오기로 했다. 그렇게 한 다음 이곳에 와서 저녁을 먹고 6시 30분경에 입장해서 공연을 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마음이 불편했다. 오후에 공연장에 갔을 때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정장을 한 사람들이 그곳에서 음악 감상을 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와 같은 관광객 복장을 한 사람들은 없었기에 걱정이 뒤따랐다.

 

 

게트라이데 거리의 관광을 마치고 우리가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우리는 최대한 정장에 가까운 옷을 입고 잘츠부르크 축제극장에서 공연을 보기로 하였다. 차홍이 빼고는 정장을 입을 수가 없었다. 특히 정장을 입으려면 구두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일행은 단 한 사람도 구두를 준비해 오지 않은 것이었다.


그렇다고 현지에서 구두를 살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서로가 옷을 입은 모습을 바라봐도 도저히 공연을 보기에 적절치 않았다. 그래서 나는 가족에게 오늘은 의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연을 보지만 다음번에는 꼭 멋지게 입고 공연을 보자고 이야기를 하면서 스스로 위로하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용기를 낼 수가 없었다. 비슷하게 꾸미고 게트라이데 거리를 거쳐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했다. 제법 비싼 가격이었는데 우리 가족은 공연을 보기로 확정하고 계획에도 없었던 ‘비엔나 필하모니’ 티켓을 구매하였다. 1인당 20만 원이 넘는 표를 구입하고 나서 저녁 식사를 하는 장소로 자리를 이동하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미리 준비해 간 우산을 받쳐 들고 게트라이데 거리의 식당으로 향했다. 비가 오는 저녁의 게트라이데 거리는 운치가 있었다.


공연이 있어서 그런지 시내에는 온통 정장 차림의 신사 숙녀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낮에 자유롭게 관광을 즐기는 거리와는 큰 차이를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 공연장 건너편에는 도서관이 있었으며, 그곳 건물 앞쪽에 유네스코 깃발은 물론 만국기들이 걸려 있는 모습이 이곳에서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을 축하해 주는 행렬로 보였으며, 그러한 입구의 모습이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관람객들의 흥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잘츠부르크 공연장 입구에서 노란색 우산을 들고 있는 신사와 그 신사의 팔짱을 잡고 밝은 미소로 입장하는 여성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촬영하면서도 내 모습을 보았는데 영락없는 관광객 복장이어서 부끄럽게 보였다.


공연장 입구 로비에는 많은 인파가 있었으며, 중간중간 기둥에는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런 작품을 보면서 이야기를 하는 관람객도, 무언가 이야기를 하면서 웃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도 모두 여유로워 보였으며, 대부분 유럽인으로 보였다. 가끔 동양인들이 눈에 띄었었는데 일본, 중국, 한국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곤 하였다.

 


그렇게 입장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건너편 기둥 뒤에 어제 유람선 선착장 입구에서 만났던 두 부부와 자녀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일반적으로 보면 가서 인사를 해야 하는데 발걸음이 무거웠다. 우리의 복장이 썩 좋지 않아서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다.


외국인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 분위기를 깨기에는 우리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스스로 미안함에 가까이 가서 인사를 못 드린 것이 지금에 와서 생각해도 얼굴이 붉어진다. 어르신께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1년 전에 표를 예매하고 준비하신 어르신 부부와 2일 전에 즉흥적으로 결정하여 당일표를 구매하고 정장 차림이 아닌 여행 차림으로 이곳에 온 우리 자신이 매우 부끄러웠다.


다음에는 꼭 정장 차림으로 멋지게 하고 잘츠부르크에서 비엔나 필하모니 공연을 보자고 서로 다짐하고 공연장 안으로 걸어 올라갔다.


복도 오른편에 피카소가 그린 그림처럼 비구상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길래 간단하게 촬영을 하고 건너편의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뒤쪽 계단에서 아시아 사람으로 보이는 두 명의 관광객이 내 눈에 들어왔는데 영락없는 관광객의 모습이었다. 우리와 같이 정장이 아닌 캐주얼한 복장이었다. 갑자기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2층으로 구성된 대형 공연장이었는데, 입구 직원의 안내로 우리는 1층 뒤편 오른쪽의 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한 사람씩 착석하였다. 암전되기 전에 객석에서는 작은 소리들이 들리곤 하였다. 그러한 사이에 단상에 있는 연주자들은 각자의 위치에 착석해서 악기를 점검했고, 약간의 연주 소리가 들리곤 하였다. 본 연주를 하기 전의 연습 시간이었는데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런 사이에 갑자기 암전되면서 조명 사이로 지휘자가 들어왔는데 멀리서 봐서 그런지 키가 크지 않은 작은 지휘자였다. 이윽고 매스컴에서만 보아 왔던 비엔나 필하모니의 연주를 들을 수가 있었는데, 1부는 모차르트 오케스트라 연주가 있었다. 그야말로 웅장한 연주였다. 전체 단원이 90여 명이었는데 각자가 맡은 악기로 지휘자의 움직임에 맞추어 연주하는 모습이 백조가 호수에서 움직이는 모습처럼 느껴졌다. 때로는 천천히 느리게 움직이며 때로는 천천히 움직이나 격정적인 순간에는 타악기의 묵직한 소리가 동반되어 관객의 시선과 오감을 사로잡았다.


2부는 단상을 정리하면서 뒤쪽으로 90명의 합창단원이 자리를 채웠으며,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중간에는 남성 2명과 여성 솔리스트 2명이 자리했다. 남성 2명은 건장한 체격의 테너와 베이스로 구성된 솔리스트였고, 여성 두 분은 퉁퉁하고 묵직한 소프라노와 알토를 담당하는 음악가로 보였다.


오케스트라 90여 명과 합창단 90여 명이 어우러져 공연하는 내내 벅찬 감격이 있었다. 3년 전에 상해 한인합창단과 상하이 필하모니의 협연 때 연습하던 생각이 났다. 비엔나 공연보다는 작은 규모였는데 그래도 그 당시 전체 인원이 140여 명이 넘었으니, 이번에 관람한 필하모니의 공연과는 비교할 수 없으나, 나름대로 그러한 분위기를 조금은 알 수 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지휘자가 테너, 베이스, 소프라노, 알토 등의 솔리스트를 소개하는 시간에는 감격의 박수가 관객들로부터 터져 나왔다. 맨 앞줄 오른쪽에서 지휘자가 있었으며, 그 왼쪽에는 알토, 소프라노, 베이스, 테너의 순으로 인사를 하는데 관객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솔리스트들이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중앙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앞쪽에 나와서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 체격이 보통이 아니었다. 남성은 남성대로 여성은 여성대로 대단한 몸집들을 자랑하고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만난 비엔나 필하모니 공연이 정말 아름다웠다. 2시간의 공연이 너무도 빨리 지나갔다. 감동을 자아내는 잘츠부르크의 밤이었다.


잘츠부르크 여행 중에 받은 뜻밖의 선물은 비엔나 오케스트라 공연을 감상한 것이었다. 잘츠부르크 거리에는 여느 도시들처럼 거리의 악사나 미술가들이 서성댄다. 하지만 음악 도시의 명성답게 이곳에서 연주하는 악사들은 철저하게 힘겨운 오디션을 거쳐 통과한 수준급 실력자들이다. 매년 여름, 모차르트를 기리기 위해 열리는 잘츠부르크 음악제는 유명 음악가들이 대거 참가하는 세계적인 음악제로 명성이 높다. 음악제가 열릴 때면 도시는 선율에 취해 화려하게 흥청거린다. 거리에서 꿈틀대는 숨결과 감동은 우뚝 솟은 호엔 잘츠부르크 성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빵점 아빠, 가족을 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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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공업디자인(학사), 브랜드디자인(석사)을 전공, 2013년 본대학원에서 세계 최초'자연주의 화장품 글로컬브랜딩전략' 연구 논문으로 미술학 박사(Phd. D.)를 수여 받았다. 1987년 LG생활건강(구/LUCKY) 디자인연구소에서 15년 동안 근무하였다. 2002년 말 중국 주재원으로 3개 법인의 디자인연구소를 총괄하였다. 또한 2005년 6월 LG생활건강에서 분사하여 디자인전문가 그룹인 디자인윙크(DESIGN WINC)을 설립. 현재 청지봉 봉사, 사색의 향기(상해), 뷰티누리(중국)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사진, 미술작품에 관심이 많아 해외 여행을 통한 사진촬영 작품 공유활동을 하고 있다. (네이버블로그:파바로티정) http://blog.naver.com/woonsung11
woonsung11@naver.com    [정운성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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