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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술

[2017-02-22, 09:38:59] 상하이저널

책망이 누구에게 있는가? 근심, 분쟁, 원망, 까닭 없는 상처, 붉은 눈이 누구에게 있는가? 술에 잠긴 자, 혼합한 술을 구하는 자에게 있다. 눈에 괴이한 것이 보일 것이요 마음은 구부러진 말을 할 것이요 바다 가운데 누운 자 같을 것이요 돛대 위에 누운 자 같을 것이요 스스로 말하기를 사람이 나를 때려도 나는 아프지 않도다. 다시 술을 찾으리라 - 잠언 -


어렸을 때 아버지는 술이 과하셨다. 퇴근 후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신 날이면 자고 있던 우리 형제들을 깨워 한참을 힘들게 하신 후에야 잠이 드셨다. 시 외곽의 학교라 새벽 일찍 집을 나서시는 아버지의 고달픈 등을 보며 철이 들기 시작했어도 술은 아버지의 건강을 위협하는 독이요 조용한 가정의 불화의 원인이었다. 그 때 술 먹는 행위는 나약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대인관계를 구실로 도망하는 삶이라 극단적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하나 있는 남동생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게임을 하다 걸리면 술을 마시게 했다. 악착같이 해서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 술을 권할 때 종교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느냐는 선배에게 종교가 없던 나는 아버지가 술이 과해 자라오며 힘들었다, 술을 정말 싫어해 평생 마시지 않겠다 결심했노라 말했다. 더 이상 강요는 없었다.


술 마시는 사람과 결혼할 바에는 혼자 살겠다 했기 때문인지 술을 마시지 않는 남편과 결혼을 했다. 대한민국의 구조 상 남자들은 조직 생활을 경험해야 하는지라 남편은 술은 마시지 않지만 나의 술에 대한 치우친 생각을 이해는 하면서도 술을 마시는 다른 사람에 대해 지나친 편견을 가지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나의 아이들은 평생 술을 입에 대지 않은 부모 밑에서 자랐다. 그리고 큰아이가 대학생 새내기가 되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게 되었다. 프로그램을 보니 본인도 각오는 하면서도 잔뜩 긴장한 모양새다. 해외에 거주하다 보니 18세가 되면 아이들은 홀로 서야 하고 홀로 살아야 한다. 평생 상해에서만 산 아이다. 새로운 사회에 진입하며 미리 아이들끼리 정보도 듣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듯 하다.


지혜롭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새내기 배움터에 대해 잘 대처한 아들을 보니 대견스럽다. 드라마를 봐도 영화를 봐도 예능 프로그램을 봐도 대한민국은 술 권하는 사회다. 해외에서 20년 가까이 살며 술 권하는 대한민국과 한 발짝 비껴 살았다. 아들이 그 사회에 진입하며 이제 나에게 새롭게 화두가 된다.


술이 과해 젊은 나이에 해외에서 객사한 이도 보았다. 늦게 신앙을 갖게 되어 교회 새벽기도를 다녀오다 한인촌 사거리에서 11월 쌀쌀한 비를 밤새 맞으며 자던 한국 청년을 깨워 택시 태워 집에 보낸 기억도 있다. 술을 좋아하신 아버지가 약한 몸으로 얼마 전 팔순 생신을 맞았다. 여전히 이기지도 못하는 술을 마시려 하시는 아버지 때문에 소동이 있곤 한다.


술은 여전히 나에겐 백해무익이다. 조심스레 바래본다.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술을 강권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술을 권하는 사회가 상식이 되는 세상이 아니었으면....


Renny(rennyh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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