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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독서의 시간

[2017-10-16, 10:50:53] 상하이저널

날씨가 쌀쌀해지며 바야흐로 가을에 접어들었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로 독서의 시간이라 예로부터 불려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선인(先人)들은 매력적인 표현으로 우리에게 독서를 끊임없이 격려한다.
 
등화가친(燈火可親)의 유래


우리가 가을이 되면 매스컴을 통해 흔히 접하게 되는 어구인 등화가친은 당나라 문인이자 사상가로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중 한 사람인 한유(韩愈)가 아들에게 독서를 권유하기 위해 지은 부독서성남시(符讀書城南詩) 중 한 구절에서 유래한다.
 
부독서성남시(符讀書城南詩)
-한유(韩愈)
 
時秋積雨霽 시추적우제
때는 가을이 되어, 장마도 마침내 개고
 
新凉入郊墟 신량입교허
서늘한 바람은 마을에 가득하다
 
燈火梢可親 등화초가친
이제 등불도 가까이 할 수 있으니
 
簡編可舒卷 간편가서권
책을 펴 보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한국 독서량 가을에 가장 적다


이렇게 한유는 서정적인 시를 통해 가을을 독서의 계절로 멋스럽게 연관시켰다. 하지만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자동반사적인 되뇌임에도 불구하고 반전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484개 공공도서관 무려 4200만여 건의 대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 국민은 가을에 책을 가장 적게 읽는다 한다.


허나 독서가 중요하다는 점은 불변의 사실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자신의 책 <월든>에서 책은 “이 세상의 귀중한 재산이며 모든 세대와 모든 민족들의 고귀한 유산”이라고 했다. 이렇듯 책은 우리에게 있어서 필수적인 존재이며, 위대하고 훌륭한 위인들의 삶의 자취를 찾아 볼 수 있는 통로이다. 이전 시대엔 이런 독서의 중요성을 알아보고 제도화 시킨 위대한 지도자들도 있었다.
 
셰익스피어 배케이션과 사가독서(賜暇讀書)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과 한국의 세종대왕 사이에 공통점을 손꼽아 보자면, 둘 모두 위대한 지도자로서 나라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다는 점이 아니라면 그건 바로 독서일 것이다.
 
“한때 나의 보스가 세종이나 빅토리아 여왕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경, <셰익스피어 배케이션> 中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이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공직자들에게 3년에 한번 꼴로 한달 남짓 유급 독서 휴가를 주었던 제도를 가리킨다. 빅토리아 여왕은 휴가 기간 동안 셰익스피어 작품 중 5편을 정독한 뒤 독후감을 제출하도록 했다.

 

세종대왕 역시 촉망받는 젊은 선비들에게 1~3년 간의 긴 휴가를 주어 집에서 편안하게 책을 읽도록 하는 사가독서 제도를 만들었다. “각자 맡은 직무로 인해 독서에 전심할 겨를이 없으니, 지금부터 본전에 나오지 말고 집에서 전심으로 글을 읽고 성과를 내어 내 뜻에 맞게 하라”는 주문이었다. 이 제도는 340년간 시행됐고 성삼문, 이황, 정철, 이이, 유성룡, 이항복 등이 혜택을 얻었다.


현명한 빅토리아 여왕과 세종대왕, 한유 그리고 헨리 데이빗 소로우 모두가 이끌어 주듯이 우리도 가을을 맞아 청량한 하늘과 적당한 기온 속에 무엇에도 방해 받지 않고 독서에 몰입해 보면 어떨까? 독서를 통해 다른 세상과 다른 이의 삶을 경험해 보고 상상해 보자. 지식과 마음의 양식을 쌓고 사색을 통해 새로운 사고와 시선을 가질 수 있다면, 올 가을 우리는 더 나은 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학생기자 이소윤(YCIS Y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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