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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네팔 여행 중

[2019-08-01, 19:11:08] 상하이저널
매년 여름 떠나는 여행은 나에겐 이제 특별할 것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여름 여행은 우리 부부만의 여행이란 면에서 아주 특별한 여행이다. 그러고 보니 중국생활 16년차 늘 여행은 아이들과 함께였다. 정하고 계획하고 모든 준비는 항상 남편 몫이었고 난 돕는 역할(?)이란 편견에 맘껏 즐기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쉼"이다. 한 곳에 머물며 휴양이 있는 여행을 원했던 나를 위한 남편의 배려이지만 실은 난 어느새 움직이는 여행에 익숙해 있다는 걸 남편은 눈치채지 못한 듯 하다. 하지만 무슨 상관인가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낯선 곳으로 떠난다는 약간의 흥분과 기대가 나를 들뜨게 한다.

네팔. 이번 여행은 네팔이다. 네팔 하면 우리에게 잘 알려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이런 곳들이 먼저 떠오르듯이 그곳의 여행이 마치 등반을 하려는 인상을 주는 듯 주위에서 내게 대단하다는 부끄러운 인사를 받았다. 우리는 홍차오 공항에서 밤 9시50분 출발 12시쯤 광저우 도착, 다음날 오후 1시쯤 히말리야 산맥 인도와 중국 티벳 사이에 위치한 신의 보호를 받는 땅 이라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나마스떼"(NAMASTE!)

후덥지근한 공기와 특유의 향내가 우리를 맞는다. 거리에 릭샤와 모터차 소형택시가 정신없이 어우러진 모습을 보니 몇 년 전 인도 여행의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추억에 젖게 했다. 우리가 찾아간 식당의 네팔 아저씨는 한국에서 8년 정도 노동자로 일한적이 있다는데 한국어가 아주 능숙해서 날 부끄럽게 했다.

저녁을 각종 난, 짜이, 커리수프 등 현지식으로 맛있게 먹으면서 몇 년 전 내게 어디서 무엇이나 잘 먹는다고 선교사 입맛이라던 목사님 생각이나 웃음이 났다. 아산 바자르(Ason Bazaar)에서 여행 중 입을 전통 의상을 구입해 입고 거리를 걷고 이곳 유명한 ‘히말라얀 자바 커피’에서 진한 커피를 마시고 갑자기 쏟아지는 스콜을 뚫고 찾아 간 북한식당의 만두는 할머니 손맛을 느끼게 해 다음에 한번 더 가기로 했다.
 
이틀 후 카트만두에서 아침 일찍 자가담바 럭셔리(?) 버스를 탔다. 전통 의상을 입은 안내양이 각종 음료와 샌드위치로 간단한 아침 식사를 나눠주고 중간 호텔에서 현지식 뷔페가 제공 됐는데 아주 근사했다. 난 라씨를 두 번이나 먹었다. 여행자들과 함께한 10시간 비포장 도로 여행이 이젠 힘들거나 길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지금 우린 네팔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포카라에 있다. 이곳은 많은 트레커들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방면으로 트레킹을 시작 하거나 마무리 하는 곳이다. 특히 조용한 페와(FEWA) 호수 주변에서는 산책도 하고 보트 위에서 히말라야 산맥을 바라볼 수 있다. 산 위에서는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담푸스(DHAMPUS)나 사랑고트(SARANGKOT) 등 2시간 정도로 간편한 트레킹도 할 수 있는 곳도 있는데 그래서인지 배낭여행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여행자들이 많아 활기차지만 번잡하지는 않은 이곳 포카라에서 먼저 3주간 머무를 숙소에 짐을 풀었다. 계단을 한참 올라 제일 꼭대기집 앞에는 멀리 보이는 산맥과 시내, 숙소 뒤는 산과 숲으로 전망이 좋다. 남편은 숙소를 바꿔볼까 했지만 밤에 풀벌레 소리와 불빛을 따라 나오는 도마뱀, 숲에서 반짝이는 반딧불이의 현란한 불쇼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테라스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아침은 간단한 블랙티나 밀크티 샌드위치를 룸 서비스로 호강을 하고 남편은 원두를 갈아 커피를 준비한다. 



느지막이 일어나 포카라 거리를 걷기도 하고 점심은 현지식으로 해결한다. 숙소 아래 요가 하는 곳이 있어 내일부턴 그곳에서 요가 강습도 받아볼 생각이다. 오늘은 남편과 4km를 걸어 현지 시장을 가려 했는데 비가 억수로 내려 다음날로 미루었다. 급할 것도 아쉬울 것도 없이 음악 들으면서 책보면 그만이다. 가끔 로컬 버스를 타고 가까운 곳 돌아보고 가볍게 트레킹도 할 수 있다.

그 동안 여행을 하면서 나이 들면 어디든 조용한 곳에서 함께 몇 달씩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길게 시간을 낼 수 없어 잠시 들러 쉬고 갈 친구나 이웃을 기다려 볼 수도 있겠다. 사회 보장이나 연금제도가 잘 돼 있어서 그런지 유럽 여행자들 중엔 나이 지긋한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어 부럽기만 하다. 이제는 무엇이든 많은걸 보고 경험하려는 관광이 아닌 간단한 배낭 하나 메고 느리지만 자연 그 자체를 누리는 여유있어 보이는 그곳에 나도 있고 싶다.

여행을 떠나면서 평소 큰언니처럼 대해주시는 지인께서 용돈과 응원하는 짧은 글을 전해주셨다. 주위에 가까운 윗사람으로부터 인생 경험도 듣고 지혜도 배울 수 있다는 건 좋은 친구와 함께 큰 축복인 듯싶다. 앞으로 남은 이곳에서 생활이 나를 더 성숙하게 하고 살아가야 할 이유가 충분하길 기대한다.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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