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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예민해서 참 괴롭다

[2019-10-11, 06:55:47] 상하이저널
좋은 목적을 가진 단체에 가입했다. 남성회원이 대부분이었다. 처음 회의 참석했을 때의 그 어색함, 남자들이 그렇게 많은 단체의 분위기가 좀 어색해서 의미있는 일도 좋지만 빠지고 싶어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다 위챗을 통해 의사소통 하고 분위기를 편하게 하기 위해 간간히 참신한 이모티콘이 올라 온다.  그 중에 하나가 같은 여성들이 보기에 기분좋지 않은 민망한 사진이었다. 남자들 사이에선 자주 쓰이던 이모티콘이었던 것 같다. 

나는 정중하게 이 이모티콘이 문제가 있으니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 3분 정도 있다가 그 분은 ‘죄송합니다’하고 남겼다. 그리고 한 10분정도 있다가 다른 남성회원이 이게 무슨 문제냐는 듯 물음표를 남겼다. 난 좀 어이가 없었지만 그냥 지켜보다가 나중에 친분이 생기면 설명하기로 작전을 짰다. 그리고 이 단체에서 당분간 일부러라도 활동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혹시나 다른 남자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그 동안 안면이 있던 몇 분에게 물어봤다. 다들 내 의견에 일리가 있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몇 달이 지났다. 그 분은 사과했던 걸 잊었는지 박수치는 이모티콘으로 그 부적절한 사진을 또 올렸다. 난 이번엔 개인적으로 문제 삼지 않고 단체장과 다른 대표분께 말씀드렸다. 

다음날 대표님은 왜 그런 사진을 올리면 안되는지 잘 설명해서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라고 했다. 그런데 다른 분은 그게 뭐 그렇게 큰 문제냐고, 그 사진 올렸던 분이 주위 다른 여성들에게 보여줬을 때 아무도 기분 나빠 하지 않았다고 억울해 했다고 한다. 결과는 기대 이하였지만 그래도 챗팅방에서 다시는 그 사진을 보지 않을 거니까 이 정도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생각했다. 만남의 기회가 생기면 다시 잘 설명하면 되겠지 생각했다.

또 다른 모임에선 한 50대 남성이 30대 중반의 여성에게 대뜸 결혼했냐고 물었다. 그 여성은 당황해서 잠시 머뭇거렸다. 내가 ‘그런 사적인 질문 하는 거 아닌데’’라고 말하자, 그 남성은 ‘내가 나이 물어 본 것도 아닌데’라며 불쾌해 했다. 내가 그런 것도 물어보면 안되는 거라고 했더니 기막히다는 듯이 주위를 돌아봤다. 그 모임엔 여성들이 많아 다들 빤히 그 남성을 쳐다보니, 바로 ‘그럼 내가 잘못한 걸로!’하며 급 분위기를 유머스럽게 만들었다. 

모임이 끝나고 나서 왜 그런 질문을 하면 안되는지, 상대방이 얼마나 당황스럽고 불쾌했을 지를 설명했다. 그 분은 바로 받아들였다. 지금까지 몇 개월이 지났지만 그런 문제로 얼굴 붉히는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오늘 위챗방에서 또 예민한 일이 터졌다. 같이 활동하는 친한 친구가 성역할 고착화시키는 이모티콘 사용으로 약간의 논박이 있었다. 같은 여성인데도 우리는 남성의 시각으로 성역할을 보는데 익숙해져 있다. 마치 흑인임에도 미의 기준은 백인의 그것과 똑같아 자기비하 열등감을 갖고 사는 것처럼 그 속에서 많은 여성들이 고정관념과 편견에 괴로워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다른 여성에게도 같은 잣대를 댄다. 한국에 사는 여성이라면 거의 예외없다. 우리나라가 성평등 지수가 엄청 낮은 많은 이유 중 하나다.

여성 참정권 운동을 다룬 영화 <서프러제트>를 봤을 때, 남성은 물론이고 여성들의 적지 않은 수가 여성투표참여에 반대를 하는 것을 봤다. 여자가 뭘 알겠냐는 거다. 판단할 능력이 없다는 거였다. 답답하지만 그렇게 배우고 보며 자랐는걸 어쩌겠는가. 남성들과 얘기할 때는 당연히 여자 입장을 잘 모를 테니까 하나하나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에 임한다. 하지만 나는 같은 여성들이 남성의 시각으로 얘기할때 더 답답함을 느낀다. 분명 우리나라 사람인데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배신감 같은 느낌도 있다. 나도 예전엔 그런 답답하고 어리석은 사람 중 하나였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 후로 책이나 강연 토론을 통해서 나의 편견과 어리석음의 벽을 계속 깨고 있다.

나는 텔레비전 개그 프로도 거의 보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사회적 약자, 여성, 소수자들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게 비일비재 해서다. 아이들이 그걸 보고 따라 웃다가 아무런 문제 의식 없이 실생활에서 그들이 보고 들은 대로 똑같이 이웃을 대할까 봐 무서워졌다. 우리 딸아들이 사는 세상에선 서로의 차이가 차별이 아닌 다양함으로 상호 존중하는 경쟁력 있고, 품위 있는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꿈꾼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의 예민함을 다른 사람들과 많이 나누려 한다.

튤립(lks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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