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아줌마이야기] 일요일날 학교를 가요?

[2018-09-26, 10:20:37] 상하이저널

이번 중추절은 월요일이어서 간만에 대체 근무 없이 무난하게 지나갔다. 중국에 살면서 여전히 불편한 것 하나는 바로 이 대체 근무일이다.


“회사만 가는 거 아니었어요? 학생들도 학교를 가요? 일요일도?”


대체근무일 때마다 내가 자주 듣는 질문이다.


90년대 처음 중국으로 유학 왔을 때 ‘대체 근무일’이라는 것과 크리스마스가 공휴일이 아니라는 것이 유학생활을 하는 4년 내내 너무 불편했다. 토요일, 일요일도 평일과 같이 수업을 받는다는 게 뭔가 손해 보는 느낌이었다. 더욱이 굳이 대체근무를 하면서까지 3일 연속으로 쉬고 싶지가 않았다. 이 불편함은 지금 중국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들한테까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지금 중학생이 된 큰 아이는 운이 없게도 초등학교 1학년부터 대체 근무일이 끼어 있어 매년 한 두 번은 일주일 연속 학교 가는 날이 있었다. 다행히 둘째는 첫째보다 그 횟수가 적다. 그 때마다 나는 정말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그나마 그 당시 종교가 없었던 나는 일요일에 아이를 등교시키는 것이 심적인 부담만 있을 뿐 등교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같은 반에 교회를 다닌다는 아이는 그날 학교가 아닌 교회를 선택했다.

 

급기야 담임선생님이 일요일 수업에 빠진 아이들을 불러 혼을 내기까지 했다. 대체근무일 이라고 학교 수업이 부실해지거나 대충 시간 떼우기식으로 흘러간다고 보면 큰 코 다친다. 대체 근무일은 그 어느 평일과도 같으며 심지어 시험이 잡히는 날도 있다.


이번 국경절이 그러하다. 국경절 연휴로 인해 9월말인 토요일, 일요일은 양일 모두 대체 근무일이다. 아이들이 며칠 연속 학교를 가니 힘든 것도 힘든 것인데, 종교활동이라던가 한국인끼리만 하는 단체 활동은 주말이라고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중국현지에 편중해 생활을 하는 우리가족에게는 큰 불편함이 아닐 수 없다.

 

국제학교나 한국학교는 대체 근무일이 없기 때문에 주말 행사가 그대로 유지된다. 단지 중국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들만 본의 아니게 빠질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 되어버린다. 더욱이 큰 아이학교는 이번 일요일에 하루 종일 월말고사가 잡혀있다.


학교도 가야 하고 주말행사도 가야 할 땐 정말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진다. 주말행사라도 안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 아이를 위해 시간을 늦추는 배려까지 해 주시니 안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 마다 왜 중국에서 중국법을 따르지 않느냐고 항변해 봤자 돌아오는 답은 한가지이다. 대다수가 다니는 한국학교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란다. 한국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부러워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언어도 그렇고, 생활도 그렇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것은 정말 너무나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매년 몇 번 있지도 않은 대체 근무일을 겪을 때 마다 크고 작은 일들이 생긴다. 앞으로 얼마를 더 살아야 익숙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반장엄마(erinj12@naver.com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上海 고속철 3시간 거리 여행지 다..
  2. 韩개인정보위, 中 알리·테무 등에 개..
  3. 올해가 중고주택 구매 적기? 中 70..
  4. 상하이 2024 국제 플라워 쇼 개막..
  5. 상하이화동 한국IT기업협의회, 광저우..
  6. 한국민화협회 상하이지부 제1회 회원전..
  7. 창닝구 진종루 출입국 4월 15일 이..
  8. 상하이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2..
  9. 中 사기범 135명 캄보디아에서 ‘압..
  10. 中 청년 실업률 상승세 ‘뚜렷’…대졸..

경제

  1. 韩개인정보위, 中 알리·테무 등에 개..
  2. 올해가 중고주택 구매 적기? 中 70..
  3. 상하이화동 한국IT기업협의회, 광저우..
  4. 中 청년 실업률 상승세 ‘뚜렷’…대졸..
  5. 체리 자동차, 유럽 럭셔리카와 기술..
  6. 미국, 中 조선· 물류· 해운업에 3..
  7. 완다 왕젠린, 완다필름에서 손 뗀다
  8. 화웨이, 中 스마트폰서 다시 정상 궤..
  9. 징동 창업주 류창동, AI로 라이브커..
  10. 코리아 OHM, 中Sunny Tren..

사회

  1. 상하이화동 한국IT기업협의회, 광저우..
  2. 한국민화협회 상하이지부 제1회 회원전..
  3. 창닝구 진종루 출입국 4월 15일 이..
  4. 中 사기범 135명 캄보디아에서 ‘압..
  5. 中 관광객, 인니 화산섬에서 사진 찍..
  6. 中 위안부 피해자 자녀, 처음으로 중..
  7. 민항문화공원 표지판 "왜 한국어는 없..
  8. 中 상하이·베이징 등 호텔 체크인 시..
  9. 하이디라오, ‘숙제 도우미’ 서비스..
  10. 상하이 최초 24시간 도서관 ‘평화..

문화

  1. 서양화가 임소연 두번째 개인전 <대..
  2. 상하이화동한인여성경제인회 '幸福之诺'..
  3. 상하이한국문화원, ‘여성’ 주제로 음..
  4. 장선영 작가 두번째 여정 ‘Trace..
  5. 상하이 2024 국제 플라워 쇼 개막..
  6. 한국민화협회 상하이지부 제1회 회원전..
  7. 상하이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2..
  8. [책읽는 상하이 237] 멀고도 가까..

오피니언

  1. [김쌤 교육칼럼] 존 듀이와 민주주의..
  2. [금융칼럼] 중국银联 ‘유니온페이’..
  3. [델타 건강칼럼] OO줄이면 나타나는..
  4. [허스토리 in 상하이] 또 한번의..
  5. [신선영의 ‘상하이 주재원’]일용할..
  6. [산행일지 1] 봄날의 ‘서호’를 거..
  7. [무역협회] 美의 차별에 맞서, '법..
  8. [산행일지 2] “신선놀음이 따로 없..
  9. [상하이의 사랑법 12] 손끝만 닿아..
  10. [무역협회] 中 전자상거래, 글로벌..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