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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⑨]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화양연화’

[2011-11-11, 23:33:45] 상하이저널
키싸스 키싸스 키싸스 Quizas, Quizas, Quizas

  
•영화 화양연화 花樣年華(In the mood for love)
•멜로/애정/로맨스, 드라마 | 프랑스, 홍콩|97분|2000.10.21
•감독: 왕가위
•주연:량차오웨이(梁朝伟), 장만옥(张曼玉)

당신은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언제나 당신은 나에게 ‘어쩌면, 어쩌면’하고 말하고 있지요. 나는 백만 번이나 물었지만, 다시 한 번 묻겠어요. 그래도 당신의 대답은 오로지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Quizas, Quizas, Quizas)’이라고 할 뿐이지요. 정말 사랑하고 있다면, ‘예스’라고 말해주세요.
<쿠바 출신의 오스발도 파레스(Osvldo Farres)가 1947년에 만든 볼레로 곡>


다 보여주지만 끝까지 감추는 치파오 같은 그녀의 속마음

1962년 홍콩. 홍콩의 상하이 이주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한 아파트에 두 가구가 이사를 온다. 지역신문 편집장 차우(양조위) 부부와 무역회사 비서로 일하는 리첸(장만옥) 부부가 그들이다. 차우는 남편과 함께 이웃에 새로 이사 온 매우 아름다운 젊은 여인인 리첸을 만난다. 그녀는 수출 회사의 비서이며, 그녀의 남편은 일본 회사의 대표 이사로 출장이 매우 잦다. 남편이 사업상 출장이 잦은 리첸과 아내가 호텔 근무로 자주 집을 비우는 차우는 아파트 주변에서 자주 얼굴을 부딪치면서 절친한 이웃지간이 되면서 리첸과 보내는 시간이 점차 많아졌다.

그들의 집주인들은 좋은 친구로서, 그들을 자주 만나 마작을 하거나 최근 가십거리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차우와 리첸은 점차 절친한 친구가 되어 가는데. 그러던 어느 날 차우는 리첸의 핸드백이 아내의 것과 똑같음을 발견하고, 리첸 역시 차우의 넥타이가 남편의 것과 같음을 확인하면서 두 사람은 자신들의 배우자가 서로 사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배신감에 흐느끼는 리첸을 위로하면서 차우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음을 깨닫고, 리첸 역시 자신의 마음이 점점 차우에게 향하고 있음을 느낀다.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花. 樣. 年. 華
회상되는 것은 세월이 아니다.
우리가 문득문득 떠올리는 것은 언제나 순간이다.

젊어서는 사랑하기 위해 살고 나이가 들어서는 살기 위해 사랑한다고 한다.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여자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 혹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라 말하며 리첸과 차우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고혹적인 음악과 보여주고 있다.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는 영화 ‘아비정전’과도 닮아있다.

‘아비정전’ 속에서 읊었던 대사처럼 ‘발 없는 새가 땅에 닿아 죽기 전에, 가장 아름답게 날고 있을 때를 알고 멈춰선 순간이 화양연화’는 아닌 건지…. 앙코르와트를 찾아가 몇 천 년의 숨을 담고 있는 신전에서 속삭이는 차우의 모습은 리첸과의 입맞춤 같은 느낌을 줬다. 오랫동안 토해낸 사랑은 잡초에 뒤엉켜 막혀 있지만 차우는 알고 있겠지. 이제 살기 위해 조금씩 사랑을 추억해야하는 자신을.

“사랑한다” 크게 말 할 수 없었던, 담 넘어 숨어 사랑해야 했던 이웃집 누나 같은 리첸을 다시 찾기 위해 차우는 앙코르와트를 가지는 않았을지. 영화 속에 거꾸로 도는 시계처럼 화양연화는 거꾸로 돌려보아도 스토리가 바꾸지 않는 독특한 영화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김춘수의 ‘꽃’은 리첸의 마음이라고 할 만큼 닮아 있다. 리첸의 치파오엔 수많은 꽃이 있다. 차우와 만나 사랑을 꽃 피울 땐 붉은 꽃이 피고 그를 떠나고 나서 그리워할 땐 추억의 그림자 같은 꽃이 새겨진 치파오를 입고 있다. 숨 막히게 조여드는 치파오 속에서 그녀는 온몸으로 차우의 ‘꽃이 되고 싶다’고 붉게 숨쉬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는 곳곳에서 로맨틱하다. 아름다운 꽃무늬 커튼이며 벽지와 홍차가 담긴 낮은 본차이나 찻잔까지. ‘화양연화’속의 꽃은 리첸의 마음뿐만 아니라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60년대의 홍콩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음악만큼이나 영상이 매력적인 영화이다.


화양연화의 향기 짙은 추억을 상하이에서 찾아보자

Theme 1.
홍콩의 추억을 맛볼 수 있는 ‘Cha's(查) 레스토랑’


 
 
영화 속에서 리첸이 늘 먹던 보온 통에 담긴 가느다랗고 긴 국수.
리첸의 국수는 뜨거운 국물을 넣어먹는 탕면(湯麵)이다. 사랑이 고파도 뜨거운 국물에 적신 면을 한 번에 들이키면 목이 뜨끔하게 부어오를 수 있는 탕면은 리첸의 안타까움 같다. 상하이 최고의 차찬팅으로 불리는 ‘cha's restaurant에서 홍콩의 맛을 느껴보자.

<뜨끈하고 고소한 파인애플번 菠蘿油 6元(75g)>
홍콩의 아침, 거리에서 맛봤던 파인애플 번. 도톰하게 잘려 뜨거운 빵에 끼워진 버터의 차가움이 매력. 홍콩에서 맛봤던 그 풍미 그대로 맛 볼 수 있다.

 
<이 계절에 최고의 풍미를 자랑하는 空心菜 24元>
맛들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콩신차이. 줄기 가운데가 비어 있다고 해서 ‘空心菜’라고 한다. 요리하는 방법에 따라 조금씩 색다른 맛을 볼 수 있는데 콩신차이의 영어이름이 ‘모닝글로리’이다. 차우가 깊게 뱉어낸 사랑을 묻은 앙코르와트 사원에서 눈부신 아침이 떠오르는 장면을 보면서 이 요리가 먹고 싶었다.


<상하이人들이 사랑하는 최고의 볶음면 乾烧伊糆 28元>
cha's레스토랑은 점심시간대에만 최소 90여명이 넘는 손님들이 대기 중인 유명한 식당이다.
그렇다보니 국물이 뜨거운 탕면보다 볶음면이 인기이다. 세상은 변해 이젠 가슴보다는 말로 먼저 내뱉는 것도 사랑이라 불리는 시대이다. ‘cha's레스토랑의 볶음면의 특징은 식어도 맛이 변하지 않다는 것.

▶思南路30号
(021)60932062

Theme 2.
1960년대 소품의 화려함이 담긴 그곳, 水玉上海(ZaKKa polkadot shanghai)

 
영화 내내 리첸이 들고 다니던 국수를 담는 보온병과 리첸이 머무는 공간의 소품이 그리웠다. 그녀처럼 보온병에 국수를 담아 먹고 싶었고 그녀가 앉았던 소파에 드리워진 커튼으로 빠른 세월을 가리고 싶었다. 1960년대를 꼭 닮아있는 작은 소품샵 ‘水玉上海’ 상하이는 모든 시간을 담고 있는 뒤로 가는 시계 같은 도시가 아닌가 싶다.

▶华亭路26号
021)139-1824-8860
www.polkadotshanghai.com

일본인 주인이 하나하나 발품을 팔아 모았다는 중국풍의 다양한 인테리어소품을 볼 수 있다.
일본인 주인이 하나하나 발품을 팔아 모았다는 중국풍의 다양한 인테리어소품을 볼 수 있다.
 
일본인 주인이 하나하나 발품을 팔아 모았다는 중국풍의 다양한 인테리어소품을 볼 수 있다.
일본인 주인이 하나하나 발품을 팔아 모았다는 중국풍의 다양한 인테리어소품을 볼 수 있다.
 
리첸이 물을 부어 손을 씻었을 듯한 세수대야
리첸이 물을 부어 손을 씻었을 듯한 세수대야
 
Theme 3.
차우의 비밀을 담은 앙코르와트사원을 닮은 The YONGFOO ELITE(雍福会)



상하이런이 꼽은 최고의 클럽이면서 세계적인 디자인 잡지 Wallpaper 선정, 최고의 클럽으로 뽑혔던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곳이다. 백년이 넘었다는 고풍스러운 건물과 자연이 묘하게 어우러진 곳으로 신비로움마저 느껴진다. 한가로운 그곳에서 비밀스런 담화를 나눠도 좋을 느낌. 단, 멋과 맛이 훌륭한 만큼 가격도 세다.
pm2:00~pm5:00 에프터눈티를 168위안에 즐길 수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비회원은 텍스 15%가 붙는다.

 
 
 
▶永福路200号
(021)5466-2727
www.youngfooelite.com
 
 
 
고풍스럽고 귀족적인 야외의 모습도 매력적이다.
고풍스럽고 귀족적인 야외의 모습도 매력적이다.
 
 
고풍스럽고 귀족적인 야외의 모습도 매력적이다.
고풍스럽고 귀족적인 야외의 모습도 매력적이다.
 

맛있는 영화평


김나래: 산중의 풍류와 고즈넉한 멋이 공존하는 용푸엘리트.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매혹적이지만 가격도 비싸다는 게 유일한 흠이다.


박지민: 짙은 슬픔, 애잔함, 안타까움이 고혹한 향기처럼 가득한, 그림자로도 감정이 느껴지는 연기의 장만옥. 40대의 매혹이 눈부시다.


서혜정: 50자로 남기기에 무거운 향기 같은 영화, 오랜 시간 손으로 전해진 水玉上海의 낡은 코르크마개로 닫힌 보온병은 그냥 사올걸 싶다.

ⓒ 상하이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지역 : 上海卢湾区思南路30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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