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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상하이 20] 7개 이름을 가진 ‘탈북 여성’ 이야기

[2019-02-01, 06:53:44]

The Girl with Seven Names
Lee, Hyeonseo | HarperPress | 2016.05.19


동네 서점에 갔다가 제목이 흥미로워서 책장에서 꺼내 봤더니 북한 출신 여성이 쓴 북한에 관련된 이야기였다. 학교 다닐 때 전공과목에 북한 관련 수업이 있었고, 실제로 교수님과 친구들이랑 하루 동안 개성 관광을 다녀왔던 경험이 있어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읽었더니 더 재미있었다.

 

한 줄로 소개하자면 젊은 탈북자 여성인 이현서 씨의 자서전이다. 사실은 먹고 살기가 어려워 탈북한 것이 아니라 예기치 않게 북한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는 고향에 돌아갈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그녀의 조부모님은 유학생 출신이었으나 조국을 위해 돌아온, 소위 ‘성분’이 뛰어난 분들이었다 아버지도 군 장교였고 친척들도 한 가락씩 하는 권력자이거나 재력가들이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자신이 특권층이라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편한 삶을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북한 밖의 생활에 대해 호기심을 느껴, 스무 살이 거의 다 되었을 무렵 국경을 넘어 중국에 있는 조선족 친척 집에 방문했다가 다시는 고향에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중국에서 살아간다. 가끔 가족들과 비밀리에 연락하고 돈도 부치곤 한다. 우여곡절 끝에 가족들도 북한 밖으로 나오게 되었고 지금은 같이 살고 있다.

 

북한 스스로 미화했거나 언론에 비친 비참한 북한의 모습과는 달리, 그곳에서 나고 성장한 한 여성이 묘사해 나가는 북한 생활 모습이 참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북한 밖 세상에 호기심을 가지고 밑바닥부터 성장해 나가는 모습들이 영화처럼 흥미로웠다. 나라면 그 고생들을 거치며 “그날 국경을 떠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냥 친척집에서 살며 부잣집 중국인 아들과 그때 결혼하는 건데……”라고 매일 후회했을 것 같다. 전에 가졌던 모든 것들을 놓은 채 좌절하지 않고 당차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나에게 정말 많은 자극이 됐다.

 

박윤정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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