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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상하이 40] 행복의 기원

[2019-06-22, 05:13:47] 상하이저널
행복의 기원: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서은국 저 | 21세기북스 | 2014.5.

나처럼 이 책에 대한 아무 배경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표지의 부제라도 살펴보았다면 짐작할 수 있었을텐데) 이 책을 읽는다면, 처음엔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행복해지고 싶다는 기대에 전혀 부응해 주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진화론(아마도 책의 제목도 <종의 기원>에서 착안했을 것이다.)에 근거한 행복론이란 점에서 적지 않은 독자들은 좀 불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기존과 다른 관점에서 피상적이기만 했던 행복의 실체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있다. 

행복은 생각인가? 왜 인간은 행복을 느끼는가? 

행복은 생각(이성)이 아니라 마음이다. 철학자는 행복이 최고의 선, 삶의 목표라 논해왔지만, 현대 심리학에서 행복은 뇌활동의 산물이자 인간(동물)의 최대 과제인 생존과 종족 보존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단이다. 

인간은 언제 행복을 느끼나? 

결국 사람이다. 사람이 경험하는 강렬한 기쁨이나 고통은 대부분 사람에게서 온다. 저명한 뇌과학자는 사람의 뇌는 인간관계를 잘 하기 위해 설계되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행복감은 사회적 과제(관계)들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행복은 객관적 삶의 조건들에 크게 좌우되지 않으며, 개인차는 외향성이라는 유전적 성격 특성에 오히려 좌우된다. 

행복은 소유인가?
 
돈, 권력, 외모, 건강을 가지면 행복한가? 많은 연구결과에서 둘 사이에 상관성이 없음을 알 수 있다. 획득으로 인한 기쁨의 유효기간은 한정적이며, 인간은 이내 적응하고 만다. 이는 우리의 생존 행위는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하기 때문으로, 앞선 쾌락이 소멸해야 인간의 생존 행위의 동기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becoming에 눈을 두고 살지만 행복은 being에 담겨있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intensity가 아니라 빈도frequency다. 

한국사람은 덜 행복한가? 

행복은 외향성이라는 개인적 특질 외에 문화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과 같은 아시아 신흥 경제국들은 행복 후진국가에 속한다. 행복감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문화적 특성은 개인주의이다. 즉 개인의 뜻대로 선택하고 표현한다. 역으로 개인이 집단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우리 사회는 심리적 자유감이 적고, 만성적 피로와 긴장이 수반된다. 타인 중심적이기 쉽고, 이는 행복에 걸림돌이 된다. 과도한 물질주의로 흐르기도 한다. 행복한 문화란 내가 내 인생의 갑이 되는 사회이고, 각자를 존중하며 이해하는 것이 사람이 ‘함께’ 사는 모습이다. 

수십 년간 연구의 결과라고 하니 수긍은 되면서도, 피카소의 창의력이 공작새의 화려한 꼬리털 기능과 별반 차이 없다고 단정 짓거나, 혼자일 때 충분히 행복하기 때문에 타인과 함께일 때 오히려 불편할 뿐이라는 내용에서 한 번씩 물음표를 품으며 도달한 책의 결론은 어쩌면 좀 당연하며 누구나 동의할 내용이었다. 결국 행복의 핵심은 좋아하는 사람과 밥을 먹는 장면, 즉 음식과 사람이다. 행복과 불행은 이 장면이 얼마나 많고 적은가의 차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다행스럽게도(!) 행복은 가치나 이상, 도덕적 지침과는 별개의 것이다. 행복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느끼는 즐거운 경험의 산물인 것이다.

박정은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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