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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너는 왜 거기서 안 나와?!

[2020-12-10, 21:02:34] 상하이저널

무료 다운로드의 천국이었던 중국도 이제는 비용을 내지 않으면 음악 듣기가 쉽지 않다. 내가 쓰고 있는 음악 앱도 유료화가 되면서 매달 8위안씩 지불해야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지금은 내가 필요 없는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며 최저가 12위안으로 오른 상태다. 음악을 들으려면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마땅함으로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며 사용하고 있다. 

가끔씩 한국 드라마 OST 앨범을 유료로 제공해도 기쁜 마음으로 구매를 했다. 웬만한 건 다 12위안 안에서 해결이 됐기에 어쩌다 쓰는 앨범 구매 비용은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12위안 안에 포함되지 않는 K-POP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아예 서비스가 되지 않는 곡들이 늘어났다. ‘중국도 이제 저작권이 차츰 자리잡아 가는구나’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들을 수 없는 곡은 아쉬운 대로 너튜브 가서 듣고, 서비스되는 곡 위주로 다운로드도 하며 큰 불편함은 없이 뮤직 앱을 이용하고 있었다.

하루는 지인의 추천 곡인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들어 보려 검색을 해보았지만 음원은 서비스가 되지 않았다. 하도 명곡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 꼭 들어보고 싶어 너튜브에 접속해 들어보았다. 정말 명곡이었다. 주옥같은 가사에 신나는 리듬, 운동할 때 들으면 딱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곡을 다운로드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고 있는 핸드폰에 뮤직 앱이 있으니 유료 서비스를 신청하면 되겠지 싶어 한국 돈 8900원을 내고 한 달 동안 유료 신청을 했다. 한국 음악 앱은 처음이라 솔직히 이렇게 비싼지 몰랐다. 가격에 놀랐지만 평소 음악을 많이 들으니 아깝지 않겠지란 생각에 결제를 했다. 그런데 듣기만 가능할 뿐 다운로드는 할 수 없었고, 앱스토어 국가가 변경되면 그 나라 음악이 메인으로 뜬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수시로 국가를 변경해서 쓰고 있는 나로서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며칠 후 나는 다시 이 곡에 대한 갈망으로 다른 음악 앱을 다운로드 해보았다. 1달에 1만 원이 넘는 이용료라니! 8900원도 비싸다 생각했는데 1만 원이 넘다니! 이용권 종류도 너무 많고 제일 싼 곳이 그나마 9500원. 며칠 더 고민해 보고 나는 결국 9500원을 결제해 버렸다. 이것도 무제한 듣기만 가능하고 다운은 안된단다. 무제한 듣기랑 다운이랑 다른 것인가? 다운로드를 하고 싶으면 한 달 이용이 끝난 후 새로운 이용권을 끊어야 가능하다는 안내가 나온다. 너무 어이가 없으니 웃음밖에 나오질 않는다. 이쯤 되니 오기가 발동해, 이 곡을 꼭 다운로드하고 말겠다는 결심이 나의 모든 이성을 마비시켜 버렸다.

또 다른 앱에 가서 가입 내용과 서비스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고 1만 원이 넘는 이용권을 결제하고 드디어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제목 밑에 있는 ‘내려받기’를 눌렀다. 하지만 내려받기 한 파일이 보이지 않았다. 노트북에도 같은 앱을 다운로드해 ‘내려받기’를 시도하려 했으나, 노트북 앱에는 ‘내려받기’ 기능이 아예 없었다. 

며칠을 씨름 한 결과 한국에서 말하는 ‘내려받기’는 파일을 다운로드 해 주는 것이 아닌 오프라인에서도 들을 수 있게 보관함에만 저장해 준다는 것을 알았다. 중국 앱에서는 파일을 내려 받아 내 맘대로 편집이 가능한데…  결국 난 몇 만 원을 쓰고도 한 곡도 다운로드하지 못한 체 ‘너는 왜 거기서 안 나와?!’만 외치며 이용료가 조금이라도 덜 아깝도록 앱을 돌려가며 하루 종일 음악만 듣고 있다. 올 겨울이 갑자기 춥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인가?

반장엄마(erinj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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