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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in 상하이] 춘절 단상

[2021-02-18, 14:43:24] 상하이저널

긴 춘절 연휴가 끝났다. 아파트 곳곳, 거리, 상점들, 어디서나 유난히 많이 마주쳤던 붉은 색 장식들, 연휴는 끝났지만 붉은 향연의 강렬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랜만에 상하이에서 춘절을 지낸 내 개인적인 느낌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귀향이나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상하이에서 휴일을 보낼 주민에 대한 당국의 배려 덕분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중국사람들은 왜 붉은 색을 좋아하는가? 바이두 검색에 의하면 옛 중국사람들은 태양, 불 그리고 피를 숭배했다고 한다. 태양은 만물 생장의 원천이며 불은 야생동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었고 피는 바로 생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세가지가 붉은 색 이었으므로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외심은 곧 붉은 색에 대한 숭배로 옮겨 갔다는 것이다.
또 홍화紅花, 주사朱砂, 적철赤鐵, 천초茜草 등 붉은 색 염료를 만드는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점도 간과할 수 없겠다. 아무튼 붉은 색에 대한 숭배는 오랜 역사 속에서 응용되고 강화되면서 길상吉祥, 희열喜慶, 격렬熱烈, 분방奔放, 격정激情, 혁명革命 등의 보편적 의미를 갖고 널리 쓰이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심리학자 에바 헬러(Eva Heller)는 이렇게 말했다. 
“색과 감정과의 관계는 우연이나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일생을 통해 쌓아가는 일반적인 경험, 어린 시절부터 언어와 사고에 깊이 뿌리 내린 경험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색과 감정과의 관계는 심리학적인 상징과 역사적인 전통에 근거를 두고 있다”.

“문화가 다르면 생활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상징은 문화에 종속된다.” 사막에서 녹색빛 자연은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 이는 물질적, 정신적 풍요를 뜻한다. 마호메트가 녹색을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정한 것도, 녹색이 이슬람의 색이 된 것도, 모든 아랍 연맹 회원국의 국기에 녹색을 사용한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나폴레옹은 녹색을 좋아해서 유배지인 세인트헬레나 섬을 온통 녹색으로 꾸몄다고 한다. 당시에는 구리를 비소에 용해시켜야만 짙은 녹색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 나폴레옹은 결국 만성적인 비소 중독에 의해 사망했다. 

“戴綠帽子(dàidě màozi)”라는 속담이 있다. 직역하자면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다”라는 뜻이다. 그런데 왜 녹색인가? 녹색은 노랑과 파랑을 혼합하면 나오는 중간색이다. 옛 중국사람들은 正色(일차색)은 고귀하나 중간색은 저급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녹색은 비천하고 저급한 관리들의 모자나 의복의 색으로 쓰였다. ‘비천하고 사회적으로 멸시 받는 하급관리 혹은 직업’의 의미에서 점차 지금의 뜻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사람들이 모든 녹색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비취를 최고의 장식석으로 꼽고 놀랄 만큼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나는 매년 설 귀향 때 붉은 봉투를 챙겨간다. 12간지 중 그 해 동물 모양이나 금색 福자가 큼직하게 찍힌 이 봉투들은 부모님 용돈을 드리고, 우리 아이들과 조카들 세배 돈을 주고, 경사스러운 일로 봉투를 전할 때 요긴하게 쓰이고는 한다. 때로는 받는 사람의 취향과는 상관없이 붉은 봉투를 내밀면서 건강, 성취, 행복을 비는 나의 마음이 더 잘 전해질 것이라고 믿었던 것을 보면 나도 ‘색에 대한 감정은 일반적인 경험의 산물’이라는 에바 헬러 주장의 예외가 아님이 분명하다.

하이디(everydaynew@hanmail.net)


<아줌마이이야기> 코너가 올해부터 <허스토리 in 상하이>로 바뀌었습니다. 다섯 명의 필진들이 상하이 살면서 느끼는 희로애락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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