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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 마천루 삼총사, 그 대장을 오르다!

[2022-08-12, 19:43:44] 상하이저널
 
10여 년 전 즈음 우리 가족은 난징에서 5년 정도 지냈다. 당시 종종 상하이를 찾곤 했다. 어린 두 아이와 상하이에 오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마천루 탐방. 하늘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한 호기심이 가득한 큰아이 덕에 위로 더 위로 오르기 위함이었다. 빌딩 숲 사이를 오가며 푸동 강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건물과 전망대를 찾아 다녔다. 2015년 중국을 떠나기 전 다시 찾았던 상하이. 우리의 궁금함을 톡 하고 건드려 주는 빌딩이 있었는데, 그 건물이 바로 상하이 타워였다.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푸동의 바벨탑인가? 인간의 욕심으로 태양을 향해 오르다 멈춰버린 건물의 모습이 상하이에 대한 묘한 그리움이 남아있었다.

"엄마, 그 상하이타워 있잖아. 우리가 결국 올라가지 못했던 그 빌딩이 2016년에 완공됐대. 집으로 가는 길에 볼 수 있겠지?"

"그래? 당연히 보이겠지. 지도 보니까 곧 강변이야. 아빠가 그러는데 세기 대로를 지나갈 거래. 잘 볼 수 있을 거야. 오늘 달도 밝으니까."

 


작년 말 상하이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공항에 도착해 새로운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잠들었던 큰아이가 눈을 비비고 일어나 창 밖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아이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완공이 미뤄져 올라가지 못했던 아쉬움이 크게 자리 잡고 있었나 보다. 나 역시 이를 놓치지 않으려 차창 밖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오! 보인다. 보여! 상하이 마천루 삼총사가 ‘여기가 바로 상하이다!’라고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과 달을 향해 외치는 듯 했다.

푸동이란 명칭은 상하이 황푸강 동쪽에 자리 잡고 있어 붙은 이름이다. 상하이의 경제특구로 중국의 초고속 성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야경 하면 떠오르는 홍콩과 뉴욕 못지않은 화려한 마천루를 자랑하는 곳으로 200미터 이상 초고층 건물 수가 무려 20개가 넘는다. 푸동의 루자주이 한가운데에 있는 상하이타워(632m)와 그 바로 옆의 상하이 세계금융센터(492m), 진마오타워(421m)가 이곳을 대표하는 메가급 마천루 삼총사이다.

날이 풀리고 아이들이 학교에 적응하면 상하이타워의 아찔함을 체험해보려 했던 계획은 봉쇄로 산산이 깨져버렸다. 아파트 정문만 열리면 바로 뛰쳐나가 아이들 손을 잡고 달려가리라. 다짐하고 또 했다. 6월 드디어 무거운 철문의 스르르 열리고 사라진 봄을 뒤로한 채 루자주이로 향했다. 40도가 넘는 뜨거운 여름날 오른 상하이타워. 상상을 초월하는 더위에 집 밖을 나갈 생각도 안 하던 아이들도 흥겨워 보였다. 비상하는 용의 모습을 형상화했다는 부드러운 곡선의 빌딩은 입이 떡 벌어지게 멋졌다. 분당 1,230m의 속도로 날아가는 엘리베이터를 타자 이내 귀는 먹먹해지고 우리는 팝콘 튀기듯 펑 하고 튕겨 나갔다.

 


땡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내달려 전망대의 커다란 유리창에 매달린 아이들. 망원경과 핸드폰 지도를 왔다 갔다 하며 상하이의 여기저기를 눈과 마음속에 담아내는 녀석들의 모습에 내 입꼬리도 덩달아 하늘로 솟았다. 와! 병따개 빌딩의 옥상이 내려다 보이다니. 그래, 우리는 지금 공중 정원에 와있다. 목이 아플 정도로 올려다봐야만 했던 곳에 말이다. 아이들은 상하이타워를 닮은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물고 나는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는 하얀 구름을 한입 베어 물었다. 입가에 묻은 라떼의 거품을 닦으며 바라보는 뜨거운 여름 하늘의 푸르름이란!

화몽(snowyso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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