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자”

[2016-10-06, 15:32:22]
독서의 계절①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자”
복고풍 서점 ‘1984书店’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에는 인터넷이 뛰어나게 발전했고, 원하는 것 무엇이든 인터넷을 통해 찾을 수 있는 세상이 왔다. 때문에 서점이나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물론 인터넷으로 광범위한 자료와 문학작품을 얻을 수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찾지 못하는 자료들도 있고, 실제로 책을 들고 한 장 한 장을 넘기는 맛으로 서점과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다. 복고적인 취향을 선호하는 동시에 20세기 서적에 관심이 있다면 1984书店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서점의 이름 ‘1984’는 20세기 영국 작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의 걸작 <1984>에서 영감을 받았다. 조지 오웰이 20세기에 살아서일까. 이 서점에 있는 소설들은 20세기에 쓰인 것이 많고, 그 덕분에 20세기 문학에 있어서는 1984书店이 상하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진다.

 

 

서점으로 들어서는 문을 열면 조그만 모형 피아노가 손님을 반긴다. 피아노 옆에는 주위에 일어나는 이벤트들을 담은 팸플릿들이 있다. 조금 더 걸으면 본 서점이 나오고 우측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다. 또 하나의 문을 열면 노란빛의 전등으로 환하게 밝힌 복고풍의 내부가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나오는 ‘올리밴더의 지팡이점’의 내부와 흡사하다. 책장이 여기저기 있고, 바리스타가 카운터에서 일하고 있다. 또 한쪽에는 메모지, 책자, 공책, 핸드폰 케이스 등등의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책장들을 보면 20세기의 소설들이 잔뜩 배치되어 있고, 한쪽에는 중국, 인도, 멕시코, 호주 등등의 나라들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는 백과사전들이 있다. 여기에는 영어 책 외에도 중국어 책, 일본어 책, 독일어 책들도 많이 진열되어있다.

 

 

서점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꺾으면 책을 보거나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벽에는 20세기에 유명했었던 것들의 사진들이 액자에 걸려있다. 예를 들면 코카콜라의 첫 텔레비전 광고, 밥 딜란의 앨범, 조지 오웰의 <1984>, 마오쩌둥의 자서전 표지 등이 걸려있다. 가운데에 이제는 추억의 골동품이 된 타자기도 있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목재로 된 작은 책상은 두 명이 마주보고 앉기에는 좁은 느낌은 있었으나 고전적이고 이 작은 서점의 분위기에도 어울린다. 책상 끝에 놓여져 있는 스탠드는 지금은 자주 볼 수 없는, 고풍적인 인상을 주었다. 책상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있으면 잔잔한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너무 크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은 딱 적당한 볼륨으로 퍼지는 음악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음악들은 주로 1980년대에 유명했던 Queen 같은 밴드나 가수들의 노래였다. 추억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젊은 10대 층에겐 공감대가 낮아 생소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서점을 들어오고 왼쪽을 바라보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초록색 문이 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노란 벽에 숫자 ‘1984’ 가 검은색으로 새겨져 있다. 서점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다르게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이 있었다. 바깥에 세워져 있는 책상들 사이사이에 우뚝 서 있는 나무들과, 벽에 복잡하게 엉클어져 있는 넝쿨은, 내부의 고풍적 느낌과는 다른, 자연의 분위기를 풍긴다. 아쉬웠던 점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초록색, 노란색, 빨간색 의자들이 자연과 제대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홀로 동 떨어진 느낌을 주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나무들의 냄새를 맡고, 시원한 바깥 바람을 쐬며 책을 읽으면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 든다.

 

 

이 서점의 이름의 모티프가 된, 1984년 영국 최고의 반 이상향 소설이었던 조지 오웰 (George Orwell)의 <1984>는 멀지 않은 미래에 모두를 통제하는 빅 브라더 (Big Brother)의 전체주의적인 지배 아래의, 한 개인이 그 지배에 대항하고 좌절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냉전이 불러왔던 이데올로기의 대립, 지배국과 피지배국 간의 갈등 등 1949년 당시 상황의 위험요소에 대해 경고하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국제학교에서 IB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권장 소설이기 때문에, 국제학교 학생들에게 이 서점에서 이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 서점은 커피를 마시고 음식을 먹으며 책을 보거나 공부할 수 있는 북카페이기 때문에 여기에선 책을 빌릴 수는 없고, 오직 그 자리에서 책을 읽거나 구매해야만 한다. 책을 빌려서 집에서 편하게 읽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복고풍이 물씬한 이 카페다운 서점에서 책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 서점에서는 간단하게 점심이나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음료수를 판매한다. 음식을 주문할 때에는 반드시 일행 전원이 최소 하나의 음식은 사야 한다. 음식은 주로 샐러드, 스파게티, 고기로 만든 롤 (roll) 위주가 있고 디저트까지 제공하며, 음료수는 커피, 탄산음료, 과일주스, 차, 맥주 등이 있다. 가격이 38원인 브라우니는 단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안성맞춤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지나치게 달 수도 있다. 또한, 가격에 비해 브라우니의 양이 적었다는 점도 아쉬웠다.

 

 

 

찾아올 때에는 택시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거주중인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10호선에 있는 상해도서관역 (上海图书馆站)에서 내려야 한다. 도착 후 1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인파로 인해 북적거리는 상해도서관을 볼 수 있다. 조금 직진한 후 湖南路로 우회전을 한 다음 쭉 걷다 보면 도로 반대편에 Rumors Coffee Roastry라는 커피숍이 있는데, 그 옆에 1984书店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서점의 이름이 너무 작고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쉽게 지나칠 수 있다. 그러므로 湖南路로 우회전을 하면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도로 반대편으로 먼저 건너는 것이 좋다.

 

1984书店
•徐汇区湖南路11号
•021)34280911
•매일 오전 9시~오후 9시

 

고등부 학생기자 이수민(YCIS Y13), 김석희(SMIC 10)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비밀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