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에서 제 2인생 시작하는 '푸바오'

[2024-04-09, 15:31:24] 상하이저널
1354일 한국 생활 뒤로하고 중국으로 반환
4월 3일 에버랜드에서 눈물의 이별식
 
[사진=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대나무를 먹고 있는 푸바오(최장현 학생기자)]

아기판다 푸바오, 중국으로.. 관람객들 눈물의 환송식

에버랜드의 마스코트 아기판다 푸바오가 4월 3일 중국으로 떠났다. 중국의 외교 정책에 따라 외국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는 만 3세인 성년이 되면 짝짓기를 위해 중국으로 반환된다. 에버랜드와 중국 측은 적절한 시기에 푸바오를 반환하기 위해 지속해서 협의해 왔다. 최종 협의 끝에 2024년 4월 3일에 반환하는 것으로 결정됐고 푸바오는 지난 3월 3일부터 한 달간 검역 및 적응 훈련 과정을 위해 격리되어 지내왔다.

푸바오 반환 당일인 4월 3일 에버랜드는 관람객들을 위해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환송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비가 왔음에도 6천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모여 눈물의 이별식을 거행했다. ‘푸바오 할부지’로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는 환송 행사에서 애정 어린 고별사를 낭독했다. 푸바오의 또다른 보육 담당자 송영관 사육사는 푸바오가 실린 트럭에 몸을 기대고 눈물을 흘려 관람객들의 슬픔을 자아냈다. 에버랜드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팬들에게 ‘푸바오의 새로운 인생을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푸바오는 반도체 수송에 사용되는 무진동 트럭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이송됐다. 
 
[사진=푸바오에게 눈물의 작별을 고하는 송영관 사육사(출처: 연합뉴스TV)]

중국 판다 외교에 따라 성년이 된 판다는 중국으로 반환

푸바오는 2014년 시진핑 주석 방한 이후 중국에서 들여온 아빠 러바오와 엄마 아이바오 사이에서 태어난 첫 국내 출생 자이언트 판다이다. 푸바오는 2020년 7월 20일 태어나 힘겨운 코로나 시절 국내 많은 팬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푸바오는 에버랜드의 효녀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2021년 1월 일반 관람객에게 첫 공개된 이후 누적 약 550만 명이 에버랜드 판다월드를 방문했다.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 채널의 주인공은 푸바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푸바오 관련 영상은 5억 회 이상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푸바오는 중국으로 떠나야 했다. 이는 중국의 ‘판다 외교’라고도 불리는 판다 소유권 정책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원칙적으로 판다의 국외 반출을 엄격히 금지하며 현재 해외에서 생활하는 모든 판다의 소유권은 중국에 있다. 판다를 보유한 해외의 동물원은 1마리당 매년 100만 달러 이상의 임대료를 중국에 지불해야 한다. 무시할 수 없는 거액이지만 판다를 통한 관람 수익이 더 크기에 많은 동물원이 이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판다를 임대하려 하고 있다. 2014년 한국에 온 러바오와 아이바오 역시 한중 우호를 위한 선물로 에버랜드에 보내졌지만, 이 역시 형식상으로는 에버랜드가 중국으로부터 임대한 것이며 매년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설령 해외 동물원에서 판다가 태어났다고 해도 소유권은 중국에 있다. 이 때문에 푸바오 역시 중국 외교 정책의 일환으로 만 3세가 넘자, 중국으로 반환된 것이다.

푸바오 새로운 보금자리, 청두 션수핑 기지

푸바오는 앞으로 청두 션수핑(神树平) 판다 기지에서 생활하며 보호를 받을 예정이다. 션수핑 판다 기지는 2016년 개장해 비교적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해발 1,700m 삼림에 위치해 야생 판다의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약 90마리의 판다가 현재 션수핑 기지에서 생활하고 있다. 푸바오의 인기는 한국을 넘어 중국에서도 지대하기에 푸바오의 션수핑 기지 이동 과정 역시 양국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푸바오가 비행기를 타는 영상은 중국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중국 내 인기를 증명했다. 몇몇 국내 팬들은 일부 중국 사육사들의 판다 학대 사례를 언급하며 푸바오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cctv사는 에버랜드와 제휴를 맺고 중국은 물론 한국 팬들에게도 푸바오의 일상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중국 청두에 도착한 푸바오(출처: 중국신화사)]

이날 푸바오의 반환 여정에는 푸바오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가 동행하며 팬들의 걱정을 잠재웠다. 강철원 사육사는 푸바오의 출생부터 모든 순간을 곁에서 지켜온 만큼 푸바오의 가장 친근한 친구이자 판다 전문 사육사이다. 강 사육사는 청두 션수핑 기지까지 푸바오와 동행해 푸바오의 현지 적응을 도울 예정이다. 한편 강철원 사육사는 반환 전날인 4월 2일 모친상 소식을 전해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에버랜드 공식 SNS에 따르면 강 사육사는 ‘비애에도 불구하고 맡은 직분을 수행하기 위해 가족들의 위로를 받으며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밝혔다. 
 
[사진=어린 푸바오와 강철원 사육사(출처: 에버랜드 인스타그램)]

학생기자 최장현(난징대 국제정치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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