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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빛 쓰라림으로 쓴 중국증시 이야기

[2010-05-20, 14:20:47] 상하이저널
[한우덕 칼럼]
피빛 쓰라림으로 쓴 중국증시 이야기
 
니가 중국 전문가라고?

나에게는 쓰린 기억이 하나 있다. 중국 주식시장 투자가 바로 그것이다. 2007년 여름에 중
국 주식을 샀다. 우량주 중국알루미늄 주식이었다. 당시 35위엔 정도했다. 30만 위엔을 투자했다. 당시 환율로 치면 4200만원 정도 됩니다. 상하이 특파원 시절 데리고 있던 직원 계좌를 통해 샀다. 중국에서 주가가 엄청나게 뛰던 때였다. 한동안은 올랐다.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래, 역시 난 중국경제 전문가야’ 내심 흡족해 했다.

그러나 그게 끝이었다. 그 해 말 주가가 빠지기 시작하더니 속절없이 떨어졌다. 매각시점도 놓쳤다. ‘아, 역시 나는 안돼’라는 절망감을 맛봐야 했다. 결국 12위엔 정도에서 빠져나왔다. 겨우 1000만원 정도 건졌습니다. 피 같은 돈, 완전 ‘피’봤다. ‘니가 중국 전문가라고?’ 어디다 얘기할 수도 없는 창피한 일이었다.

2008년 3월, 그 절망감을 달래려 글을 쓰기 시작했다. ‘중국증시 콘서트’라는 제목이다. ‘디테일의 힘’을 펴낸 올림출판사가 만들었다. 돈을 떼이니 오기가 발동했다. 이 참에 중국 증시를 분석해보자. 나와 같은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말도록 하자. 그렇게 시작됐던 글이다. 실패의 쓰라림으로 시작했지만, 희망으로 끝 냈다. 글 쓰는 과정이 즐거움이었다. 이제는 중국증시를 조금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주식 투자로 돈 좀 까먹었지만, 얻은 게 더 많다. 더 이상 창피하지도 않다. 무엇보다 재미있게 썼다.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중국 주식시장 이야기다.


누가 주부 K씨를 울렸나

일산 사는 주부 K씨는 참으로 알뜰한 주부다. 콩나물 한 다발을 살 때도 억척스럽다 할 정도로 깎고, 할인권을 꼭꼭 챙겨 기어이 싸게 사고야 만다. 2008년 가을, 그가 찬거리를 사기 위해 농협 하나로 마트에 들렀다. 이리 저리 콩나물을 뒤집던 그는 갑자기 집었던 콩나물을 냅다 던진다. 울컥 속이 상해서다.

‘100원 아끼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내가 참으로 바보다. 차이나 펀드가 망가져 1년도 안 돼 3000만 원을 손해 봤는데, 그깟 100원 아껴 뭣 하겠느냐? 펀드만 생각하면 소리라도 지르지 않고는 못 견디겠다’
그의 한 숨이 깊다. 누가 선량한 주부를 울렸을까?

일산 주부 K씨는 차이나 펀드의 희생자다. 2007년 차이나 펀드 열풍이 불 때 펀드에 가입했다. 한동안 성공하는 듯 했다. 2005년 6월 1000포인트에 머물던 상하이 증시가 불과 2년 사이 6000포인트까지 치솟았으니 말이다. 이곳 저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더 많은 이들이 있는 돈 없는 돈 긁어모아 중국증시로 달려갔다. 일산 주부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2007년 말 꼭지를 쳤던 상하이주식은 2008년 들어 급기야 폭락하기 시작했다. 롤러코스터였다. 화끈하게 오른 주식, 떨어질 때는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그 폭락 장세에서도 일부 국내 증권사는 ‘결국 믿을 곳은 중국뿐’이라며 차이나 펀드 팔기에 바빴다. 중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도 못한 상황에서 개미들은 증권사 광고만 믿고 차이나 펀드에 또 가입했다. 결과는 반의 반토막이었다.

하지만 증권사를 원망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어제의 일에서 내일의 지혜를 얻고, 과거에 대한 반성(反省)에서 발전이 있는 법. 어쩌면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 맹목적인 중국투자가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았으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반성하고, 공부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차이나펀드 폭락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의미다. 투자가들은 최소한 중국증시의 구조는 알아야 하고, 에널리스트들은 그래프에만 매달리지 말고 긴 호흡으로 중국경제를 꿰뚫는 지혜를 보여줘야 한다.

중국증시 껍데기 아닌 속을 보자

상하이증시는 장기적으로 상승국면을 보일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2009년 3200포인트로 끝난 상하이주가는 시기상의 문제일 뿐 10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다. 시장 구조가 개선되고 있고, 시장 체질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앞으로 그 이유를 설명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 사람에게 어찌 기회가 오겠는가? 이제 달라져야 한다. 더 이상 몰라서 당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일이다. 중국주식시장의 구조를 이해해야 하고, 증시 플레이어들의 속성을 알아야 하고,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들을 챙겨야 한다. 알아야 돈도 벌 것 아닌가?

이 책을 출판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내 돈이 투자되는 중국주식시장을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어느 종목을 사고, 언제 팔라는 등의 단순한 투자지침서는 아니다. 상하이주식시장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고, 그들의 증시 운영 철학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것이다. 어떤 인물이 시장을 이끌어가는 지도 관심사이다. 증시의 껍데기가 아닌 속을 보자는 것이다.

차이나펀드에 투자하지 않았으니까 나와 중국증시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면 대단한 착각이다. 중국경제와 상하이증시를 모르고 서는 우리나라 경제와 증시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오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 우리나라 증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증시 중 하나가 바로 상하이 시장이다. 상하이 증시의 작은 움직임이 국내 증시에는 ‘차이나 쇼크’로 전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 증시 모든 종목은 이제 중국관련주가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한민국 대표주 삼성전자 역시 때로는 ‘중국관련주’로 분류되지 않는가? 한국증시와 중국증시는 지금 숙명적인 커플링(Coupling.동조화)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증시, 세계주가 좌우할 시기 온다

이렇듯 한중 경제협력의 패러다임 변화는 우리에게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이후 세계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속도와 깊이로 경제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양국 경협의 시작은 제조업 협력이었다.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제3국으로 수출하는 생산 분업이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은 우리 기업에 ‘제2의 내수시장’이기도 했다. 많은 제품이 중국 소비시장을 노리고 만리장성을 넘었다. 그게 우리나라와 중국의 경협 패러다임 변화였다.

생산분업과 시장공유, 그 다음에 오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자본시장 교류다. 양국 자본교류의 시작은 2005년 하반기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차이나 펀드였다. 많은 국내 투자자금이 홍콩증시에 투자됐다. 그렇게 시작된 중국증시 투자는 QFII(적격외국기관투자가)를 통해 대륙시장의 A주에까지 이르게 됐다. 투자자금은 거꾸로도 흐른다. 중국 돈이 QDII(적격내국인기관투자가)를 통해 이미 한국증시에 투자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중국기업이 한국증시에 상장하기도 한다. 이 같은 자본시장 교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이 책은 그 구체적인 얘기를 풀어나게 될 것이다.

중국은 내부적으로 세계 최대 자본시장 육성을 위한 계획을 차분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금은 뉴욕시장이 더 크고, 뉴욕시장 주가동향이 세계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지만 5년 후에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상하이 증시가 뉴욕시장을 위협하고, 상하이증시가 세계 주가동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시기가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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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소장(기자). *우리가 아는 중국은 없다-시진핑 시대 중국 경제의 위험한 진실*의 저자. 머리가 별로여서 몸이 매우 바쁜 사람.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7년 동안 특파원을 지냈음. http://blog.joins.com/woodyhan
woodyhan88@hotmail.com    [한우덕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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