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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회뜸의 기억

[2016-05-20, 16:57:31] 상하이저널

[건강칼럼]
백회뜸의 기억

 

 

아프리카 잠비아에 의료봉사를 갔을 때 경험이다. 잠비아는 아프리카 내륙 해발ㅠ1700m에 이르는 고원국가다. 잠비아 수도 루사카는 그 보다 낮은 해발 1279m 지대였지만 도착한 다음날부터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운 저산소증(hypoxia)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뜸을 생활화하던 시절이 아니어서 꾸준히 백회뜸을 뜨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백회뜸을 떴더니 수 분만에 두통과 어지럼증이 사라지고 무사히 의료봉사를 마치고 귀국할 수 있었다. 그 때 느꼈던 백회뜸 기억은 지금까지 뜸과의 인연을 이어오는 계기가 되었다.

 

저산소증과 백회뜸
저산소증은 호흡기능 장애로 숨쉬기가 곤란해 체내 산소 분압이 떨어진 상태로 동맥혈 산소 분압이 60㎜Hg 미만이거나 산소 포화도가 90% 미만일 경우를 의미한다. 즉, 체내 산소가 부족한 상태이다. 저산소증은 특히 중추신경계 영역의 변화를 일으키며, 급성 저산소증의 경우 급성 알코올 중독과 비슷한 판단력 장애, 운동 실조 등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고산병의 경우 저산소증으로 뇌혈관 확장에 따른 이차적 두통과 위장관 증상, 어지러움, 불면증, 피로감, 졸림 등의 증상을 나타내고 폐 부종이나 뇌 부종을 초래하며, 저산소증이 심해지면 결국은 호흡곤란에 의해 사망하게 된다.

 

 

 

저산소증 상태에서 백회뜸을 뜨자마자 뜸의 부드러운 열감이 연기처럼 하복부 단전(丹田)에 도달했다. 그렇게 15장(壯) 정도 뜸을 떴더니 어느 순간 어지러움 증이 사라졌다. 당시, 머리가 어지럽고 아픈 와중에서도 하단전에 열감이 모이는 경험을 했을 때 소주천(小周天)이 통했나 보다고 내심 뿌듯했었다. 지금 와서 보니 백회 아래 위치한 뇌간을 따라 척수 말단까지 열감이 전달된 것이다.

 

기압차에 의한 척수의 반사작용
척수는 연수와 맞닿아 있으며 요추 1~2번 높이까지 이어진다. 흔히 이야기하는 하단전까지 이어진다. 척수는 수막으로 둘러싸여 있고 바깥쪽으로 경막(dura mater)이라는 구조물에 의해 다시 둘러싸여 있다. 그 사이 공간에 뇌척수액이 흐른다. 척수 횡단면은 중앙부위를 중심으로 회색질, 그 바깥쪽에 백질로 나눠지게 되고 회색질에는 뇌와 마찬가지로 신경세포의 세포체가 모여 있고 백질은 축삭(axon)가지들로 이뤄지게 된다.


뜸을 뜨면 피부주위가 순간적으로 불그스름해 지는데 그 반응은 축삭반사(axon reflex)의 결과이다. 고원지대의 저기압으로 인한 체내 음압 변화로 백회뜸의 열자극이 더 쉽게 뇌척수액의 공명을 일으켜 척수 백질을 따라 요추하단까지 축삭반사를 일으킨 것이다. 깨달음의 성자가 티벳 고원지대에 많았던 것도 어쩜 이런 기압차에 의한 척수의 축삭반사 작용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백회=정수리 혈자리’로 치질·탈항 치료
중의학에서 백회(百會)는 머리 정수리 부근에 위치하는 자리로 독맥(督脈)의 주요 혈자리다. 적응증으로는 두통, 불면증, 신경쇠약, 중풍, 고혈압, 저혈압, 숙취, 어지러움증, 치질, 탈항 등이 있다. 재미있게도 머리꼭대기 혈자리로 치질과 탈항을 치료한다. 생리학적 원리는 상술한 뇌척수의 연결관계에서 기인한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을 치료하는 샘이다.

 

이은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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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침구학전공 의학박사. 의사(중의전공). 현재 만가중의원(万嘉中医门诊部)내 <구전(灸传)이은화 침뜸클리닉>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상하이중의약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구당 김남수 선생의 뜸사랑 정통침구연구소에서 연구실장을 역임했다. 한국 포천중문의대(현, CHA의과대학) 대체의학과 대학원 석사. 전 서울대 의과대학 보완통합의학연구소 객원연구원, CHA의과대학교 객원연구원, 현 상하이시침구경락연구소 연구원. 박사과정은 상하이시외국유학생장학생으로 연구했고 중국973연구프로젝트 중 뜸연구 부분에 참여하고 있다. ‘평생 건강 생활 건강’에 뜻을 두고 구당 김남수 선생의 무극 보양뜸을 전하고자 지난 2009년부터 상하이에서 무료 뜸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shanghai93@naver.com    [이은화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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