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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가정에서 꼭 교육되어야 할 요소들

[2013-02-19, 13:54:10] 상하이저널
저학년 학생의 부모님과 상담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성적이나 학습능력 중심의 주제로 대화가 시작되다가, 곧 아이의 개성, 사회성, 자기 관리 능력으로 주제가 옮겨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의식이 강해지고, 자기 관심사가 뚜렷해지는 고학년은 어른의 개입만으로 사회적, 정서적 영향을 주기 힘들지만, 사회적 존재로 막 성장해가고 있는 저학년에게는 이는 사실 단어 몇 개를 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겠지요. 사실 학업 성취와 사회적, 정서적 발달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있습니다. 저학년 때 잘 자리 잡힌, 자존감을 기초로 한 사회성과 자기 관리 능력은 아이가 고학년이 되었을 때 요구되는 절제력, 끈기, 기획력, 자기주도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부모님들이나 교육가들 모두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사회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바람직하게 자랄 수 있게 도와주려면 어떤 요소들이 가정에서 교육되어야 할까요? 크게는 감정 관리(emotional management)과 자원 관리(resource management)가 있습니다. 감정 관리에서는 긍정적인 감정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분노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관리하는 능력이 특히 중요합니다. 자원 관리는 시간관리, 돈 관리(money management), 정보관리로 대략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먼저 감정 관리에서 우리 어른들이 많이 하는 실수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무조건 억제하라고 가르치거나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를 부끄럽고 불편한 것으로 인식시키는 것입니다. 감정 관리의 목적은 일어나는 감정을 억지로 억누르거나 다른 감정으로 바꾸는 게 아닌, 일어난 감정을 빨리 ‘인식’하고 이것에 스스로 대응하여 그에 대한 최선의 반응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훈련시켜주는 일입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부당한 일을 당해 씩씩거리며 들어온 아이에게 “그 선생님이 이상하네, 그래도 네가 참아야지. 넌 학생인데.” 혹은 “그래서 선생님에게 대들었단 말이야? 그렇다고 어른한테 대들면 되겠어?”와 같은 반응은 아이의 분노도, 억울함도 씻어주지 못합니다. 도리어 아이의 하소연을 다 들어주고 “진짜 화가 나고 억울했겠다. 다음에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 지 같이 생각해보자.”라고 제안하는 게 아이가 같은 상황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 지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물론 생활 속에서 이론을 실천하다 보면 늘 변수가 따르기에, 공식적인 정답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아이의 감정과 반응을 관찰하면서 아이가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거나 부정적으로 표출하는 그 ‘순간’의 특징을 잡아내어 아이도 이를 인식하고 스스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자원관리는 아이의 자기주도력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습관을 잡아주는 게 중요합니다. 먼저 시간 관리를 생각할 때, 우리는 주로 ‘할 일’을 계획하는 데 집중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할 일’을 못하게 만드는 불필요한 일을 걸러내고, 내 시간을 잡아먹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없애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할 일 목록을 만들어 부담을 안기기보다 최우선순위를 위해 버리거나 미룰 일을 먼저 찾아내고, 시간을 소비하게 만드는 불필요한 습관을 하나씩 줄이도록 권유해 주세요. 돈 관리에서는 Henry Ford의 에 나온 인용구가 도움을 줄 듯 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저축하라고 가르친다. 물론 무절제하고 이기적인 지출을 막기 위해서라면 그럴 듯 하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들을 건강하고 유용한 자기 표현과 소비의 길로 가는 것을 막는다. 어떻게 돈을 쓰고 투자하는 지 가르치는 것이 저축하라고 가르치는 일보다 훨씬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지금과 같은 정보화 사회에서 꼭 필요한 정보관리능력입니다. 예전의 아이들은 이미 만들어진 정보를 수용하는 수동적인 교육 대상으로 인식되었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많은 학교 과제에서도 나타나듯이 스스로 정보를 재구성하거나 창조하도록 요구 받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작은 일, 예를 들어 가족여행 같은 소소한 일에서도 아이가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고, 이를 재구성하고 가치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접한다면, 정보에 휩쓸리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정보를 재창조하는 적극적인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아림(SETI 종합학원 영어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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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영어교육과 졸업 후 서울 Cardiff Language School에서 3년간 근무했다. School for International Training에서의 영어교육학 석사취득, Colegio Real de Minas (Mexico)에서 근무하며 다문화와 영어교육에 대한 평생 화두를 얻었다. 현재 SETI에서 6년째 TOEFL, SAT, Literature 강의를 맡고 있다.
arimaha@naver.com    [김아림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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