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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 친절한 금자씨

[2006-11-07, 04:02:05] 상하이저널
성형을 했는지 안 했는지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의 눈에는 그저 아름답기만 한 한류 스타 이영애, '대장금'이 중국 TV에 한창 방영 중일 때 그 인기가 대단했던 것은 우리 모두의 자랑이었다. 그 드라마를 보겠다고 채널을 다투던 어떤 부부가 칼부림을 했다나 죽었다나… 그것이 뉴스가 되어 또 신문과 방송을 떠들썩하게 했었다. 그 무렵 내가 잘 아는 중국 운전기사는 항상 대장금의 타이틀곡인 '오나라 오나라…'를 틀고 다녔다. 또, 한식집엔 대장금 메뉴가 등장하여 중국인들의 입맛까지 한국 것으로 친숙하게 만들었으니 '잘 만든 드라마 한 편, 열 기업 안 부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그녀가 재정이 어려워 문을 닫게 된 중국 시골 학교에 기부금을 전달하여 학교를 다시 열게 하였다는 미담이 전해졌다. 그 학교는 아예 학교 이름까지 이영애의 이름을 따서 바꾸었다고 한다. 그녀가 얼마나 큰 거금을 내었는지 나는 잘 모른다. 그러나 한국의 유명한 연예인이 CF 한 편을 찍을 때 받는 출연료라든지 대충 잡은 그녀의 수입을 생각해보면 각 방송사에서 난리를 떨며 보도한 것에 비해 그 기부금은 그리 크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얼마 전, 남편이 어떤 지방에 출장을 다녀왔다. 그곳 대학교에 회사 장학금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그곳 대학생들이 한 달에 쓰는 돈이 약 200元 정도인데 장학생 한 사람 당 4-5천元 정도의 장학금을 전해 주고 왔다.

장학생이 열 명이라 하더라도 5만元인데 그 정도의 돈은 남편의 회사 같은 대기업에서는 거의 표시도 나지 않는 돈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매우 큰돈이어서 고마워서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 오히려 부담스럽고 미안했다고 한다. 이영애나 남편의 경우처럼 적은 돈으로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이런 상황은 아직은 우리가 그들보다 잘 사는 나라이기 때문 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일은 우리 아줌마들의 일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미장원에서 머리 말고 하루 종일 기다려야 할 때 커피 녹차 번갈아 내어오고, 점심때가 되면 토스트 구워오고, 짬짬이 어깨도 주무르는 서비스를 받는다. 문간에서 손님에게 10원짜리를 건네받는 시중 든 소녀의 미소를 본 적이 있는가? 일하는 아줌마에게 힘든 일 시키고 "잔돈 10원은 너 가져라"했을 때 그녀의 표정을 본 적이 있는가? 아무리 무료 수리 기간이었더라도 돌아서는 수리공에게 "차비해라"하며 10원짜리를 건네주면 "짜이찌엔"을 두세 번 외치며 돌아서는 그의 목소리 톤을 기억하는가? 나의 푼돈이 그들에게는 순간의 행복이 되는 것이다.

중국이 뜨는 나라이고 상해가 나날이 발전을 한다고 해도 아직 우리의 경제적인 삶의 수준을 따라 오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 일부 지역이나 일부의 부유층만이 누리고 있는 호화로운 삶의 밑바닥에는 더 많은 중국 인민들이 어렵고 낙후된 상황에서 살기 위해 먹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한국에서는 지극히 보통 사람인 내가 얼마의 돈으로 상대방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어쩐지 중국에서 '친절한 금자씨'되기는 쉬운 일인 것 같다. ▷포동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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