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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본 현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2022-08-29, 11:58:50] 상하이저널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화제다. 드라마가 흥행하며 주인공 우영우가 가진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다. 드라마를 통해 현실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알아봤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란?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발달장애의 한 종류로, 자폐 범주성 장애라고도 부른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자폐 장애, 아스퍼거 장애, 소아기 붕괴성 장애 이에 분류되지 않는 나머지 그룹(NOS)을 통합한 용어이다. 이 4가지 발달장애가 증상의 심각도만 다를 뿐 같은 장애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에 기반한 것이다. 

과거에는 충분한 사랑을 보여주지 않은 부모의 양육방식을 원인으로 보았지만, 현재는 유전적 결함과 뇌 기능 손상 같은 생물학적 요인, 그리고 환경 간의 상호 작용을 가장 설득력 있는 원인으로 꼽는다. 현재까지는 명확한 치료법이 없으나 사회성 훈련을 통해 사회적 상황에 맞는 행동을 습득하게 하거나 상담 및 행동 교정을 통해 장애를 가진 사람이 사회에 적응하도록 도울 수 있다. 


드라마를 통해 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특성

드라마는 우영우 역의 배우 박은빈의 뛰어난 연기력과 장애를 현실적으로 반영한 설정으로 호평받고 있다. 하지만 우영우라는 캐릭터가 가진 ‘천재’라는 특수성과 자폐 증상의 다양성 등으로 인해 드라마에서 그려진 장애의 모습이 현실과는 다른 경우도 있다. 

사회적 의사소통이나 상호작용의 어려움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핵심적인 특성인데 드라마에서 이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우영우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꼭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라고 한다. 또 우영우는 재판장과 함께 언덕을 오르던 중 재판장이 빗길에 넘어지자 “괜찮으십니까? 저는 오늘 운동화를 신고 왔습니다”라며 상황에 맞지 않는, 눈치 없는 말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현실에서는 이 특성이 학습을 통해 많이 옅어지지만, 없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드라마에서 우영우는 어조 높낮이가 없는 억양을 구사한다. 손을 비틀거나 팔을 위아래로 흔들며 걷는 등 부자연스러운 몸짓을 보여주고, 사람들과 눈을 맞추기 어려워한다. 이는 대다수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이 보이는 특성이다. 나이가 들면서 이런 특성들이 희석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한 가지 행동이나 분야에 끌렸을 때 그것에 극도로 집중하는 것은 자폐 스펙트럼의 또 다른 특성이다. 우영우가 고래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것이 그 예이다. 그는 방을 온통 고래 장식으로 꾸미는 것은 물론, 일할 때나 대화할 때 고래 이야기를 자주 꺼낸다. 한 회차에서는 사건 파일 속 다리미 사진을 보고 “이 다리미는 꼭 향고래를 닮았습니다. 향고래는 향유고래라고도 하는데…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 읽어 보셨습니까? 그 소설에 나오는 고래가 바로 향고래입니다”라며 향고래에 관한 짧은 연설을 펼친다. 

이 특성은 앞서 언급한 사회성 결여의 특성과도 연결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해 상황을 읽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을 나열하는 것이다. 정도는 다르지만, 현실에도 하나의 행동이나 분야에 꽂혀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지나가다 보이는 곤충의 이름을 모두 대거나, 지하철이나 버스 노선을 통째로 외워 읊거나 엘리베이터 버튼의 불빛이 켜지는 게 신기해 종일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있는 것 등이다. 

극 중에서 우영우가 김밥만 먹는 이유를 궁금해한 시청자가 있을 것이다. 우영우는 “김밥은 믿음직스러워요. 재료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예상 밖의 식감이나 맛에 놀랄 일이 없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은 감각에 예민하기 때문에 음식의 식감이나 맛을 비장애인보다 민감하게 느낀다. 따라서 익숙하고, 식감과 맛이 예상되는 음식을 고집하는 것이다. 실제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으면 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우영우는 안겼을 때 크게 움츠리거나, 아버지와도 손을 잡지 못하는 등 타인과의 신체 접촉에 예민한 모습을 보인다. 이 역시 민감한 감각을 나타내는 설정이다. 실제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은 신체 접촉이 바늘에 찔리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불편할 수 있다고 한다. 예민한 청각 때문에 소음이 물리적인 통증으로 느껴지기도 한다고 한다. 우영우가 지하철에서 항상 소음을 차단하는 헤드폰을 착용하는 이유가 이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다양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특성상, 헤드폰 착용 역시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자폐인은 천재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 중 천재가 많다는 편견이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자폐의 전형적인 케이스는 지적장애를 동반하기 때문에 비장애인보다 지적 능력, 인지능력, 학습 능력 등이 떨어진다. 다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 특성상 사람마다 증상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일부가 우영우와 같이 특정 분야에 특화된 천재성을 가진 것이다. 이렇게 장애로 인해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영역에서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경우 ‘서번트 증후군’이라고 진단된다. 서번트 증후군과 흔히 혼동되는 용어는 고기능 자폐인데, 둘은 엄연히 다른 증상을 설명한다. IQ가 85 이상이면 고기능 자폐라고 하며, 이 경우 자폐가 있어도 일반적인 의사소통은 문제가 없다. 저기능 자폐인 경우에는 의사소통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한다. 

자폐인을 바라보는 시선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이자 장애인 인권운동가인 헤일리 모스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이번 드라마를 보면서 판타지 같다고 느끼는 점이 뭔지 아세요? 우리(자폐 당사자)조차 받아들이기 힘든 장애를 사람들이 받아들여 주기 시작하고 저와 같은 존재를 인정해 준다는 거죠. 우영우 주변인들이 항상 영우를 지지해주는 것 또한 약간의 환상 같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세상은 이해심이 넓지 않고 끊임없이 우리의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당신들과 아주 다르지 않아요. 단지 때때로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할 뿐이죠.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는 사실이 바로 장애인 집단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소수집단이라는 것이죠. 전 세계 인구의 15%가 장애인입니다.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리길 바랍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세상은 아직 자폐를 하나의 다양성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자폐를 가진 것이 아주 흔한 일은 아니기에 자폐를 가지지 않은 ‘우리’와 자폐를 가진 ‘그들’을 계속 비교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이상한 드라마 우영우’는 사람들에게 더욱 열린 시각을 제공하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자폐를 소재로 한 비현실적 동화’라는 식의 비판이 존재하지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자폐에 대해 조금 더 쉽게 다가가고, 알아갈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학생기자 남선민(BISS Y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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