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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장가항 포스코를 다녀와서

[2018-04-11, 18:05:17] 상하이저널

"资源有限,创意无限"
“자원은 한계가 있지만, 창의력은 무궁무진하다”


 

 

 

 

이른 아침 포스코 견학을 간다고 생각하니 마음과 몸은 피곤했지만, 한편으로는 설레는 마음으로 버스를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상드봉 학생들이 견학할 이 회사는 장쑤성 장가항시에 있는 장가항 포스코 스테인리스 유한회사(Z.P.S.S)다. 지도 선생님께서 설명하실 때 포스코는 우리나라 최고의 제철회사로 1968년 4월 1일 회사를 건립하여 올해가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라고 말씀하셨을 때, 나 또한 오늘 가는 기업 탐방의 의미 또한 남다르게 다가왔다.


설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1960년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제철회사를 건립했다는 내용이었다. 즉 자본, 기술, 경험이 없는 과정에서 박태준 초대 회장님은 나라에서 지원한 대일청구권자금을 제철소 건설 자금으로 사용하셨는데,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우향우’ 정신으로 유명하다. “선조들의 피 값으로 만드는 일관제철소 건설에 실패하면 우향우하여 동해로 빠져 죽자.” 이처럼 회장님의 열정은 마치 타오르는 용광로와 같았으며, 중국의 전 주석인 덩샤오핑이 이나야마 요시히로 전신일철 회장에게 제철소를 지어 달라는 요구에 '중국에는 박태준같이 리더십 있는 인물이 없어서 제철회사를 만들기 어렵다'라고 하면서 그를 위대한 한국인으로 소개했다.


지금 중국에 사는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딱딱하고 차갑게 식어버린 녹슨 폐철의 모습은 아닌가? 강의 내내 나 자신이 거대한 용광로 앞에 선 작은 쇳조각처럼 느껴졌다. 설명을 들을수록 회장님의 뜨거운 나라 사랑과 어두운 현실 앞에서도 굽히지 않은 불굴의 의지를 보며 내 마음속 어딘가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옴을 느꼈다. 노력했지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던 일들과 안 될 것이라 중간에 쉽게 포기해야 했던 기억들이 어느새 나의 일상이 되어버려 차갑고 아무도 관심 없는 버려진 폐철로 전락한 나의 삶은 아닌지….


버스는 나의 그런 생각과 상관없이 넓은 들판에 노란 유채꽃으로 펼쳐져 있는 들판을 달리고 있었다. 봄소식을 알리는 전령사처럼. 눈앞의 드넓은 공간에 상자 같은 건물들이 빼곡하게 펼쳐져 있는데, “自愿有限, 创意无限”이라는 포스코 회사 정문의 사훈이 유독 나에게 거대하게 다가왔다. “자원은 한계가 있고, 창의력은 무궁무진하다.”라는 문구가 인상 깊었으며, 이 글귀가 나의 기억 속에서 한동안 맴돌았다.


전용진 인사부분그룹장님과 직원 분들께서 환한 미소로 우리를 환영해 주시면서, 포스코에 대한 역사를 흥미롭게 설명해 주셨는데 8년 동안 세계철강회사로는 1위를 했으며, 전 세계에 50% 이상의 스테인리스를 수출하는 자랑스러운 우리 한국기업이란 점 또한 알게 됐다.

 

그 중 특히 인상적인 것은 포스코 고유 제철 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으로 기존 용광로보다 환경친화적이며, 쇳물 제조 원가를 낮춰 경제적인데, 기존 공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유연탄을 고체로 만들어주는 소결•코크스 공정을 거쳐야 하지만, 파이넥스 공법은 이를 생략하여 원가를 15% 정도 절감한다는 것이었다. 왜 포스코가 세계 1위 기업인지를 알 수 있는 기술이라 할 수 있었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니 시끄러운 기계 소리가 내 귓속에서 미친 듯이 날뛰었고,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뿌연 수증기로 가득 차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광경이 나를 압도하여 정신없이 헤매고 있을 때쯤 어디선가 갑자기 타는 듯한 열기로 불 막대기가 나타나 왔다 갔다 하며 온 주위를 집어삼킬 듯한 모습으로 나의 모든 감각기관을 점령해버렸다.


어느새 나의 식어버린 열정과 가늘게 말라 버린 나의 의지를 모두 녹여버리고 태워버릴 기세로 나의 마음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한동안 나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서 있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이 뜨거움, 그렇게 열심히 하고자 했던 나의 지난 노력이 떠오르며 나의 폐철같은 마음은 어느새 뜨거운 불덩이로 타오르는 것 같았다. 앞에 보이는 불 막대기처럼.


포스코를 견학하면서 “나의 몸과 환경은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뜨거운 마음과 노력은 언제나 꺼지지 않는 용광로처럼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资源有限, 创意无限” 포스코 정문에 걸려있는 사훈의 의미가 무엇인지 새삼 느꼈다. 과거의 버려진 폐철이 아닌 반짝반짝 빛나는 스테인리스강처럼 변화되기를 가슴에 다짐하며 어려움과 힘든 현실이 다가올 때마다 용광로에서 나온 불막대기를 떠 올리며 절대 포기하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나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이번 산업체 방문을 통해 포스코 회사가 한국인으로서 대단한 자부심과 열정을 갖게 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기회와 시간을 주신 포스코 철강회사관계자분과 상드봉 지도 선생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장수현(상하이드림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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