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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탁 칼럼>두만강 심청이는 어디에 몸을 던져야 하나?

[2008-03-25, 01:01:08] 상하이저널
1.한중 양국의 심청설화

"심청설화는 중국 닝보, 저우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중국의 원형설화가 한반도로 건너간 것이지요"닝보에서 차를 타고 두 시간 정도 이동한 뒤 다시 배를 타고 저우산군도로 넘어가 만난 저우산시 여유국(관광담당기관)관계자는, 한국에서 왔다는 기자 일행을 만나자 심청 설화부터 화두에 올렸다. 그러면서 심청을 기리는 심청공원을 저우산에 짓겠다며 설계도까지 보여줬다.

'아니, 심청설화가 어떻게 중국 것이냐. 그럼 우리의 심청전은…?'

하며 다소 의아해 하고 있는데 그는 "바로 요 앞에 인당수라 부르는 바다가 있다"라며 한술 더 떴다. 그러면서 이곳이 바로 심씨들의 집성촌이라고 했다. 그럼 효녀 심청이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한 곳이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었던 말인가?

그는 우리의 당황스러움을 읽었는지 심청공원 설계 방안을 담은 자료를 건네면서 잘 읽어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당수'라고 불리는 저우산시 앞바다에 한번 가보라고 권했다.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곳에 가보니 항구 이름도 `심가들의 항구'(심가문항)다. 그리고 그곳에 정말로 심청에 관한 얘기가 전해지고 있었다. (이상 이우탁 전 상하이 특파원의 `장보고 김구 앙드레 김'에서 발췌)

섬진강이 흐르는 강변에 자리잡은 전라남도 곡성의 작은 마을, 송정리 사람들이 들으면 많이 속상할 것 같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곡성에 심청공원까지 만들어 놓고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판에, 이제 설화까지 중국에 빼앗기나 하는 생각을 할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저우산시에 전래로 심청설화가 전해오고 있는 것, 그리고 현재도 심씨들이 많이 살고 있고, 그 앞바다를 인당수로 부르고 있는 것은 모두 사실로 보여진다. 같은 시기 곡성 부근에 심청이 실존했다는 근거(ex. 송광사 관음기 사적기)도 역시 전해지고 있다. 그럼, 과거에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옛날에, 대륙과 한반도를 오가는 선단의 안전을 위해 인신공양을 하는 풍속이 있었고, 심청이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팔아 전남 곡성에서 중국 주우산으로 끌려가서 인당수에 몸을 던졌다는 추론이 가능할까?

가족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몸을 팔았던 어린 딸의 가슴 저미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어느 누가 이를 소설적으로 재구성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2.두만강을 건너는 심청이들

2008년 3월 4일자 조선일보 사설을 읽고는 한참을 창밖을 쳐다 보며 도대체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 민족은 왜 맨날 이렇게 눈물 먹은 이야기만을 하고 살아야 하나? 지금 우리는 혹시 민족의 역사에 죄를 짓고 있는 것은 아닌가?'등등의 답도 없는 질문을 허공에 던져댔던 기억이 있다. 혹시 읽어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아래에서는 사설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보도록 한다.

조선일보가 영상물로 제작한 중국·북한 국경지대의 북한 여성 인신매매 현장은 눈뜨고 보지 못할 광경이다. 아버지는 굶어 죽고 어머니는 못 먹어 눈이 먼 집의 스물다섯 살 난 딸은 심청처럼 곡식 빚 300㎏의 절반을 갚는 조건으로 두만강 너머 중국인에게 씨받이로 팔려갔다. 150㎏ 곡식 값은 한국 돈으로 단돈 4만6천원. 개 한 마리만도 못한 값이다.

오늘 밤에도 두만강변 어디에선가는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다. 현재 중국에 숨어 사는 탈북자는 4만 명에서 10만 명 사이로 추정된다. 이 중 70~80%가 여성이고 이 여성들 중 상당수가 팔려 온 경우다.

팔려 온 북한 여성들에겐 4만6천원어치의 인권도 없다. 탈북자라는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아무렇게나 강간당하고 윤간당해도 하소연할 곳도 없다. 인신매매 브로커에게 강간당하는 경우도 숱하다고 한다. 중국 농촌에 팔려간 여성들은 중국인 남편의 매질과 성적 학대에 인간 이하의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산다. 밥 먹는 대가로 중국인 한 집안 전체 성인 남성의 성노리개로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중국인 남편이 함께 살던 북한 여성을 옆집에 팔아 넘기기도 한다. 몇 해 전 국내 TV에서 몇 번의 인신매매 끝에 유흥업소에서 몸을 팔게 된 북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만신창이가 된 그녀의 얼굴은 그 자체가 비명이었다.

짐승 같은 또는 짐승보다 못한 처지의 탈북 여성들이지만 그들은 그래도 붙잡혀 북송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한다. 봉건 습성이 남아 있어 남녀차별이 극심한 북한에서 보위부(경찰) 앞까지 끌려가게 되면 "여자는 인간이 아니다*는 걸 뼛속까지 느껴야 하는 모진 닦달을 당한다. 모두 경험한 사람들의 증언이다.

평양의 당 간부 집이나 외화벌이 일꾼 집 여성들은 남한 여성들 이상의 생활을 한다고 한다. 뉴욕 필의 평양 공연장을 메운 여성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그러나 대다수 북한 여성들은 경제가 붕괴된 사회에서 몸으로 식구를 먹여 살려야 한다. 집안 일도 모두 그들의 몫이다. 그런 이중고 삼중고 속에서도 북한 여성의 가정 폭력 경험은 90%에 달한다는 것이 탈북자 조사 결과다. 한 탈북 여성은 "중국에서 남한 영화를 보고서 사랑이란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했다.

두만강을 건너다 얼어 죽은 채 두 달 이상 방치된 북한 여성의 시신은 지금 북한 여성들이 당하는 고난의 상징이다. 고달픈 삶을 이어가는 북한 여성들, 그러다 4만6천원에 제 몸을 내던지는 `두만강 심청'들을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3,북한 및 북한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심청설화에서 심청이는 결국 인당수에 몸을 던져 공양미 300석을 얻고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다. 소설적 구원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시대의 두만강 심청이들은 과연 어디에 몸을 던져야 하는 것일까? 몸을 던지면 구원을 받을 수는 있을까? 음식을 먹지 못한 새끼가 죽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받지 못한 새끼가 죽는다는 실험결과는 많은 것을 시사해 주지 않나 싶다. 북한 및 북한 사람들에게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이야기가 너무 무거웠지 않았나 싶다. 조금 가벼운 이야기를 해 보자. 상하이에도 북한 식당이 많이 있다. 아름다운 북한 처녀들이 수준 높은 서비스와 음식을 제공하다 보니 몇몇 식당은 인기가 높다. 멋진 공연은 덤인 듯싶다. 이번 주는 북한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한 번 해보는 것은 어떨까? 진달래 꽃이 필 때쯤 평양에서는 사람들이 주말에 무엇을 하며 노는지를 물어보면서 북한 사람들의 생활에 관심을 보여 주면 좋을 듯싶다.

최원탁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상하이 사무소)
법무법인대륙 상하이 대표처
cwt5521@hanmail.net    [최원탁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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