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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탁칼럼]변화된 중국의 힘이 느껴진다

[2010-10-23, 00:30:43] 상하이저널
최근 들어 변화된 중국의 힘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본과의 영토분쟁으로 촉발된 경제전쟁에서의 승리, 미국, 일본, EU와의 세계환율전쟁에서의 자기목소리 내기 등 거대담론은 관련분야 전문가들에게 맡기기로 하고, 나는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최근에 내가 직접 느낀 중국의 변화된 힘을 이야기 해보고 싶다.

배추파동을 보며

이번 달에 한국에서 배추파동이 일어났었다. 지난 봄의 이상 냉온, 여름 홍수 등의 피해로 작황이 좋지 않아 출하량이 적어지다 보니 벌어진 일이란다. 한포기에 3천원하던 배추가 포기당 1만 5천원을 넘어 섰으니 가정주부들이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살인적이라 느낄만 했으리라. 부랴부랴 중국에서 배추를 수입해 시장을 진정시켰더니 다시 배추 가격이 폭락하여 이제는 중국에서 수입한 배추가 오히려 애물단지가 되었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한국에서 1년에 생산되는 배추가 250만톤 정도되고 중국 산동성이나 요녕성 등지에 위탁재배하는 배추가 50만톤 정도되어, 합하여 약 300만톤 정도를 1년 동안 한국에서 소비한다고 한다. 나도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중국의 1년 배추 생산량이 얼마나 되는지 독자들은 생각해 보신 적이 있는가?

김치는 우리나라 음식이니까 중국 사람들은 배추 많이 먹지 않겠지 생각하시지는 않았는가? 중국에서 1년에 생산되는 배추가 자그마치 1억톤이라고 한다. 한국의 배추소비량은 중국 배추생산량의 3%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번 배추파동을 겪고 나서야 지난 여름 출장 때 산동성 벌판에서 보았던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끝도 없이 펼쳐져 있던 배추밭들이 현실감있게 다가왔다.

저걸 다 누가 먹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건 내가 걱정할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13억명이 먹고 나서도 조금 남는 것이 있을 때 우리가 모자라면 언제든지 좀 빌려다 먹을 수 있는 배추를 중국에서 대신 재배해 주는 것에 고마워해야 했었나 보다.

상해엑스포를 보며

지난 주에는 회사 직원들과 가족들을 데리고 상하이 엑스포 구경을 갔다. 줄서서 오래 기다리는 것을 끔직히도 싫어해서 그 동안 구경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행사이고 이미 7천만명 정도가 다녀갔다고 하는데, 나중에라도 타지에서 중국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을 때 상하이 엑스포를 화제로 삼게 되면 그래도 할 이야기는 있어야되지 않을까라는 소박한 생각으로, 간신히 짬을 내어 보러 가게 되었다.

엑스포 현장에 가서 느낀 생각이 참 많았는데 그 중에 가장 첫번째 떠오르는 것은 ‘사람이 참으로 많다’는 것이었다. 어쩜 이렇게 사람이 많을까. 걸어 다니느라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원윤이를 무등태우고 원우를 들어 올려서, 사람들이 끝도 없이 줄을 서서 사우디아라비아 관 앞에서 8시간씩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게 해 주었다. 도처에 사람들이 많았지만 우리가 본 사람들 중엔 사우디아라비아 관을 들어가느라 줄을 선 사람들이 가장 많아 보였다.

“원우야, 원윤아. 사람 많아, 조금이야?” “아주 많아요” “지금 이 장면을 잘 보거라. 그리고 항상 명심하거라. 중국에는 사람이 아주 아주 많단다. 책속에서 중국에 사람이 많다고 하고 인구가 13억명으로 전세계 인구의 20% 이상이라고 할 때 감이 잘 오지 않거든 오늘 본 이 장면을 머리 속에 떠 올리도록 해라. 중국에는 이렇게 사람이 많단다. 너희들이 어른이 되어서 살아갈 세상은, 이 많은 중국 사람들과 부딪치고 잘 서로 협조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란다.”

지난 토요일에는 엑스포 하루 관람객이 드디어 1백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옛날에 중국 역사서를 보면 백만대군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오는데 예전에는 선생님들도 모두 뻥(과장)이라고만 생각하고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한 장소에 모인 1백만명의 사람들을 보니까 그 옛날에도 한 장소에 백만대군이 모였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엄청난 생산력과 소비력을 갖춘 중국인들이 비행기를 타고 기차를 타고 상하이까지 와서 2~3일씩 엑스포를 구경할 정도의 경제수준이 되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생각해야 할 많은 화두를 제시해 준다.

만만디는 옛말, 세계에서 제일 빠른 고속철도를 가진 나라

지난 일요일에 갑자기 南京에 출장을 갈 일이 있었다. 기사를 나오라고 하여 차를 타고 갈까 했는데 함께 출장가는 중국변호사가 고속철도가 훨씬 빠르고 편리하다고 그걸 타고가자고 하여 처음으로 고속철도를 타 보게 되었다. 최고 시속 347킬로미터로 달리는 上海-南京간 직통 고속철도는 정확하게 1시간 15분만에 나를 상해역에서 남경역에 데려다 주었다.

신문에서 기사로 본 적은 있었는데, 내가 직접 타 보니까 350킬로미터의 거리를 1시간 15분만에 주파하는 느낌은 생각과는 전혀 달랐다. 뻥 뚤린 고속도로로 신나게 달려도 4시간을 가야 도착했던 남경이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실제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고, 시간상 거리가 가까와 지면서 사람들의 왕래가 훨씬 더 많아져, 모든 좌석이 만원이라고 한다. 347킬로로 달리는 기차 안에서 책자를 보니 上海-杭州간 고속철도도 곧 개통이 된다고 한다. 최고 시속 414킬로미터로 달려 40분만에 上海에서 杭州에 도착한다고 한다. 세계 최고 속도의 고속철도란다. 앞이 다물어지지 않는다고 밖에 뭐라 할 말이 없다.

요즘은 많이 개선되긴 하였지만 처음에 중국에 오신 한국분들이 느끼는 불편 중의 하나가 중국에서의 인터넷 이용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나라 저나라 많이 다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중국이 느린 것이 아니라 한국이 세계에서 인터넷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이다. 미국에 가서 지방 도시 호텔에서 인터넷 좀 하려고 하다가는 속이 터지는 경험을 해 보신 분들은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빠른 속도에 익숙해져 있기에 상대적으로 느린 것에는 답답함을 느끼는 것이다.

앞으로 10년이 지났을 때 중국인들이 철도 및 속도에 대해서 느끼는 생각이 어떨지를 생각해 보았다. 앞으로 세계 각국을 여행하는 중국 사람들은 더 많아질텐데, 이들이 유럽이나 일본 한국 미국 등을 여행하면서 기차를 탔을 때, ‘다른 나라 기차는 왜 이렇게 느려’라는 말을 하는 날이 곧 올지 모르겠다. 어디 기차속도만 그러하겠는가. 사회전반의 변화속도가 또한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중국인을 ‘만만디’로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事大는 아니라도 현실은 직시해야 대책이 보이지 않을까?

이번 국경절 기간 동안 한국을 다녀간 중국인이 약 43만명쯤 된다고 한다. 그 중 제주도를 다녀간 중국인은 27만명 정도라고 한다. 제주도 5성급 호텔들을 비롯하여 어지간한 호텔들 투숙객의 80% 이상은 모두 중국인이었다고 한다.

명동거리는 중국 관광객들이 점령했고, 상점들은 중국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느라 银联카드(UNION PAY)를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10%를 깍아주었다고 한다.
여행업계도 난리였지만, 강남 성형외과들 중 중국 관광객들을 유치했던 데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한다.

앞으로 시간 상의 문제지, 내가 엑스포 장에서 내 아들들에게 말했던 것처럼, 앞으로 우리는 이 변화된 힘 즉 구매력/생산력을 갖춘 중국 및 중국인들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환경에 처하게 된 것 같다.
배추파동의 스토리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우리가 사대는 아니더라도 변화된 중국의 힘을 인정하고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해야지 대책이라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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