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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건축 투어-하늘아래 한국인, 땅위의 중국인

[2010-11-14, 00:32:27] 상하이저널
[김승귀의 건축 이야기]
상하이 건축 투어-하늘아래 한국인, 땅위의 중국인
 
원촨성 대지진 잔해로 벽돌로 제조하는 프로젝트
원촨성 대지진 잔해로 벽돌로 제조하는 프로젝트

새로이 개관한 푸둥공항 2청사를 둘러보면 모든 화장실 벽면에 중국 전역의 건축 프로젝트들이 전시 되어있다. 공항 전체가 마치 건축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건축인의 한 사람으로 부럽기 그지없다. 그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베니스 비엔날레의 중국관 프로젝트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는 세계 현대미술계에서 휘트니 비엔날레, 카셀 도쿠멘타와 함께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행사로 꼽힌다. 미술뿐 아니라 영화ㆍ건축ㆍ음악ㆍ연극 등 5개 부문으로 나뉘어 각각 다른 시각에 독립된 행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쓰촨성 원촨 대지진 때 붕괴된 잔해들을 다시 벽돌로 만들어 건축물로 만드는 프로젝트이다. 이것이 바로 중국의 리얼리즘이며 실용에 바탕을 둔 창의적인 생각이다. 아마 한국이었더라면, “그 아픈 기억이 있는 잔해들을 어떻게 건축물로 다시 사용해요?”라고 반문하는 경우가 허다했을 것이다. 이것이 한국과 중국의 차이이다. 이번 상하이 건축 투어는 이러한 차이와 감각적 이해를 스스로가 발견하는데 에 그 초점을 맞추었다. 첫 번째로 탐방한 톈쯔팡(田子坊) 거리는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예술가들의 거리이지만 상하이인들 입장에는 국제교류를 하는 거리이다.
푸둥공항2청사 벽면 건축 전시
푸둥공항2청사 벽면 건축 전시
 
아니다 다를까 톈쯔팡이 생기고 나서 바로 옆에 ‘8号桥’라는 다국적 건축디자인 회사들의 사무실이 입주해있는 단지가 조성이 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실제로 상하이 현지 언론에서도 이곳들을 상하이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장소 브랜드이며 국제교류중심이라고 지칭 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것이 같은 장소를 두고도 다르게 인식하는 투어리즘의 한 단면이다. 즉, 나에게는 아침저녁으로 살아가는 동네지만 그들에게는 구경거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끝으로 방문한 라오마터우(老码头)는 구 와이탄 개발의 마지막 지역이다. 굳이 이 세 곳을 선정한 이유는 상하이 개방의 시간을 가늠 해보고자 하는 의도였다.

상하이는 최근 10여 년 동안 정말 무서울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겪어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생활에 쫓기다 보니 내가 사는 동네도 다 모르기 일쑤이다. 그저 가는 곳만 가기마련이다. 그래서 때로는 외국인이나 외지인들이 내가 사는 동네에 대해 훨씬 더 해박하기도 하다. 오죽하면 인문지리학에서는 그런 일상에서 반복 되는 지리적 여건들을 두고 ‘생활공간’이라고 따로 분류까지 두고 연구하겠는가? 나에게는 그저 별 의미 없이 익숙한 동구 밖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원래 고전이라는 것조차도 두고두고 다시 보아도 그 시간에 따라 혹은 관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처럼 도시의 익숙한 장소라는 것도 매한가지일 것이다. 심지어 내가 살고 있는 동네라도 시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것은 그곳이 변모 한 것이기 보다는 내 자신의 인식이 변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것을 소위 현상학 이라고도 한다.
2008년_베니스비엔날레_중국관, 원촨성 대지진의 잔해로 벽돌로 만듦.
2008년_베니스비엔날레_중국관, 원촨성 대지진의 잔해로 벽돌로 만듦.
 
어릴 때 그렇게 크게 느껴지던 초등학교 운동장이 지금에는 그렇게 작게 와 닿는 것 말이다. 그래서 인간은 장소 없이는 기억도 없단다. 그래서 건축과 도시는 굳이 공부하고 이해하기 보다는 그냥 느끼고 즐기면 그만이다. 다만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관점으로 나누면 그만일 것이다. 헤르조그 라는 베이징 올림픽 스타디움을 설계한 건축가가 “내 건축은 아무 설명 필요 없이 감탄사만 나오면 된다. 라고 한다. 그래서 그는 일약 스타가 되었다. 모두 다 공감을 하였단 말이다. 그래서 이번 건축투어는 그러한 감각적 이해를 통해 내가 사는 상하이라는 동네를 다시 보기만 되었어도 충분한 가치가 되었을법하다.

어느 저명한 건축과 교수님 왈,
“네가 상하이 건축을 아니?”
“상하이는 만국 건축양식이 다 있어. 바로크, 르네상스 등등 그리고 현대 실험적 건축도 엄청 많고…….”
“아……. 네……. 저는 잘 모르는데, 그렇군요.”
“근데 상하이 날씨가 왜이래? 덥고, 습기 많고, 안개까지……. 어둡고, 아 짜증나, 역시 날씨는 한국이 제일이야.”

“맞아요, 맞습니다. 근데 제가 상하이에서 살아보니 그렇게 습기가 차고 안개가 많아서 그래서 녹차가 나고, 전벽돌이 생산되고, 대나무가 많은가 봐요. 상하이 오래된 집들 거의 다 그런 검은 전벽돌로 짓거든요. 북경 자금성 벽돌도 여기 것으로 했을걸요. 아마 그런 짜증나는 날씨 덕분인가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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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가 AIDIA 국제학회 평론위원장 및 편집장. 도시매거진 ‘시티몽키’의 창간 및 편집주간. 현 동제대 객원연구원. wansworth@hanmail.net
sativa@hanmail.net    [김승귀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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