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첫 만나는 화상 정상회담이 예상보다 1시간 길어진 12시 24분에 종료됐다.
16일 인민일보(人民日报) 등 현지 매체는 오전 11시 6분에 시작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약 3시간 동안 양국 관계와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회담 종료 후 진행한 매체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의 주요 내용을 ‘3421’이라는 숫자로 개괄했다. 시진핑 주석이 미중 관계 발전을 위해 제시한 ‘3가지 원칙’과 ‘4가지 우선순위’, 그리고 양국 정상이 형성한 ‘두 가지 원칙 공감대’와 시진핑 주석이 미국의 깊이 있는 역할을 요청한 ‘한 가지 중요한 문제’에 대한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회담에서 새로운 시대에 미국과 중국은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상생의 세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은 대국의 책임을 보여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세계 공공위생, 에너지, 산업사슬공급망 안전 등 도전에 대응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등 상호이익 정신에 입각해 각 계층 간의 교류를 촉진해 미중 관계에 더 많은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견과 민감한 문제를 건설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미중 관계가 정상궤도를 벗어나 통제를 상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미중간 이견은 자연스러운 일이나 이견이 격화, 확대되지 않도록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중대한 국제 및 지역 이슈에서 양국이 조정과 협력을 강화해 세계에 보다 많은 공공재를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미중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과 ‘신냉전’에 반대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중관계는 양국뿐 아니라 세계와 관계가 있다”며 양국 관계를 망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목표는 결코 중국의 체제를 바꾸는 것에 있지 않다”며 “상호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주석은 “이데올로기를 가르고 분열되며 집단으로 대항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세계의 재앙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며 미국에 ‘신냉전’을 조성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실제 상황에 적용해 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중국 다수 매체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은 중국의 체제 변경이나 동맹 강화를 통한 반중국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다”며 “미국 정부는 타이완 독립을 지지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일관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에 주목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바이든 정부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고 타이완 독립에 반대한다고 명시한 것은 미중관계의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라고 할 수 있다”며 “이는 바이든 정부의 긍정적인 약속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같은 발언은 바이든 본인의 생각으로 지난 정치 생활 50년간 유지해 온 현실주의 이념에도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