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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 채용에 MBTI적용? 늘어가는 무논리

[2022-07-15, 16:59:17] 상하이저널
요즘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될 때 처음으로 하는 질문들 중에서 ‘MBTI가 어떻게 되나요?” 라는 질문은 꼭 한다. 그만큼 MBTI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남녀노소 나이와 상관 없이도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자아 탐구의 도구이다. 아이돌이나 배우들도 MBTI를 공유하면서 팬들과 소통한다. 처음 만난 사람의 MBTI를 알게 되면 그 사람의 성격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어서 친해지기도 쉽다. 그러나 사회가 MBTI에 대한 의존이 높아지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MBTI란 

MBTI는 Myers-Briggs Type Indicator를 줄인 것으로, 요즘 유행하는 성격유형 검사이다. 총 검사 시간은 12분 내외로, 검사를 통해 개인의 4가지 선호 경향을 알파벳으로 나타낸다. 개인의 정신적인 에너지가 가는 방향,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 사고와 감정, 판단과 인식으로 이 네 가지 선호 경향들을 조합하면 총 16가지의 성격유형이 나온다. 

첫 번째로 나오는 문자는 I또는 E로, 쉽게 말해서 내향적일 경우 I, 외향적이면 E로 생각하면 된다. 

그 다음은 사람 또는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본인이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고, 경험에 의존하는 편이라면 S, 이상주의적이고 영감에 의존한다면 N. 여기서 자주 쓰이는 비유는 나무를 보느냐 숲을 보느냐 이다. 나무를 보면 S이고 숲을 보면 N이다. 

다음으로, 판단의 근거로 T인지 F인지 나뉜다. 무언가를 판단할 때 진실과 사실 위주로 생각한다면 T이고 인간관계, 도덕성, 의미를 중시하면 F이다. 

마지막으로 삶의 패턴을 보게 되면,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삶을 선호하면 J, 융통성이 있고 자율을 중시하면 P이다. 위에서 복잡하게 설명을 했지만 인터넷에서는 무료 MBTI검사 사이트가 있으니 본인의 MBTI가 궁금하다면 사이트에 들어가서 테스트를 재미로 한번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도대체 이게 왜 인기?

별 보잘것없이 보이는 이 성격 유형검사가 왜 유행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첫째로, 사람들은 MBTI를 매우 신뢰한다. 혈액형, 별자리처럼 태어났을 때부터 정해져 있는 것보다는 본인의 답변 상황을 보고 분석한 결과가 훨씬 믿음직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혈액형과 별자리에 대한 사람들의 집념을 보면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매우 강하다. MBTI는 어쩌면 자기보다도 자신을 더 잘 알기 때문에 그 욕구를 채워줄 도구이기도 하다. 

또 1944년에 개발된 MBTI는 역사도 오래됐다. 처음으로 사용된 목적은 제 2차 세계대전 후에 급격히 줄어든 남성 노동자들의 빈자리를 여성 노동자들이 채우며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으려고 MBTI를 활용했다고 한다. 최근에 들어 연예인과 아이돌을 통해 여러 가지 매체에 노출이 되기도 하면서 대중성을 확보했다. 무엇보다 MBTI는 사람들의 공감을 샀다. 만일 아무도 MBTI의 결과에 공감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인기를 얻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MBTI는 과학적이지 않다?

MBTI를 맹신했던 사람으로서 MBTI는 과학적이지 않다는 심리학자들의 말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주변을 보면 MBTI가 별자리보다도 부정확 하다고 믿는 친구도 봤다. 어떤 친구들은 검사를 할 때마다 검사 결과가 다르다며 MBTI가 기분에 따라 바뀌는 것 같다는 말도 했다. 심리학자들의 의견을 정리해 보겠다. 사실 MBTI는 심리학자들이 개발한 도구가 아니라고 한다. MBTI의 앞 두 글자의 주인인 Myers와 Briggs는 평범한 모녀 관계였고 심리학자인 카를 융의 모델을 따서 만든 검사였지만 정작 본인들은 심리학자가 아니었다. 

또 마찬가지로, 모든 심리검사가 겪는 어려움이지만, MBTI의 질문 조항을 답할 때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람마다 특정 단어에 대한 정의도 다르기 때문에 질문을 이해하는 방식도 다르고 그 다름의 정도 때문에 개개인의 이해에 오차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질문조항에 답을 고르고 비교적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면 본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나’와 사람들이 보는 ‘나’, 그리고 실제의 ‘나’ 사이에는 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 MBTI에서는 특히 검사-재검사의 신뢰도가 낮다. 검사-재검사 신뢰도란, 같은 질문을 응답자에게 여러 차례 물어본 뒤 응답자의 답변이 얼마나 안정적인지를 측정하여 오차를 통제하는 도구이다. 

실제로 MBTI의 검사-재검사 수치는 다른 성격유형 검사보다 낮았다. 마지막으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16개의 유형으로 분리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16개 유형의 수가 적다는 것이 아니라, 심리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애초에 사람의 성격을 유형에 끼워 넣는다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INFP•INTJ•INTP 지원 불가”

나는 MBTI를 굉장히 믿는 편이다. 검사를 할 때마다 같은 결과가 나올 뿐만이 아니라 내 검사 결과에 대한 분석이 나와는 너무나도 잘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다뤘듯이, 친구들 중에서는 검사 결과가 매번 바뀌는 경우도 있고 결과가 같아도 본인과는 전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MBTI가 나에게 주는 치명적인 영향 중 하나는 나 자신을 나의 유형에 끼워 맞추어서 행동하려고 한다는 것, 또는 나 자신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 MBTI 핑계를 대는 것이다. 

내 검사 결과는 INFP였는데 MBTI 설명에 따라 나는 내성적이고, 감정적이고, 게으른 사람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무언가를 미룰 때에도, 아 나는 INFP라서 이렇다, 또는 INFP 라서 새로운 사람 만나는 걸 싫어한다는 둥 핑계를 댄다. 물론 나뿐만이 아니라 주변에서도 이런 ‘과몰입’ 현상은 정말 많이 봤다. 본인은 T라서 공감을 못한다, P라서 게으르다, N이라서 상상을 많이 한다 등. 우리 모두가 유의해야 할 점은 우리의 성격이 MBTI의 결과를 만든 것이지 우리가 MBTI 때문에 우리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MBTI를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MBTI별 상황에 따른 반응, 연애 타입, 화내는 법 등등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짤은 다 본 것 같다. 재미있게 본 것도 있지만 공부 잘하는 MBTI 순위에서 내가 꼴등을 한 것 보고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반면 친한 친구는 ESTJ였는데 그 친구가 공부를 제일 잘하는 순위에서 1등을 했다. ESTJ인 그 친구는 공부를 정말 잘한다. 또 나와는 정 반대인 MBTI인 만큼 공부 스타일도 달랐고 매우 계획적인 친구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저런 MBTI 순위도 아주 근거 없는 것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앞서 든 예시처럼, 사람들은 이걸 보며 자신을 MBTI에 끼워 맞춰 자신의 유형은 원래 공부를 못하는 유형이다 라며 좌절 할 수도 있다. 나도 비록 공부를 못하는 MBTI로 낙인이 찍혔지만 학교에서 꼴찌하고 다니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미 MBTI 열풍에 눈이 멀어있다. 면접 때 MBTI를 물어보거나 애초에 채용 공고에 내향형인 I는 받지 않는다, 또는 지정해서 INFP는 받지 않는다고 한다고 한다. 실제로 한 아르바이트 직원 공고에서 “INFP•INTP•INTJ 지원 불가”라고 명시했다. 아르바이트뿐만이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MBTI는 이미 자기소개를 대신한 도구가 되어버렸다. 공부도 못하고 회사에서도 받기 싫어하는 걸로 찍힌 INFP들은 실패자인가? 유형으로 누군가의 가능성을 무시하고 판단하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MBTI를 통해 지원자의 성격을 파악하려는 것은 이해하나 이러한 검증되지도 않은 도구로 사람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조작된 MBTI 결과를 낼 수도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을 왜 하지 않는지도 참 궁금하다. 

MBTI는 재미로 보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적당한 선에서 재미로만 보면 되는 것이지 한 사람의 생계가 달려 있는 문제에서 MBTI를 본다는 것은 웃긴 일이다. 마지막으로, MBTI로 자신을 구속하지 말고 자신은 그것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뛰어난 사람이란 걸 알았으면 좋겠다. 누구도 한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는 없고 MBTI별 어울리는 직업 같은 것에도 너무 목매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생기자 김리흔(상해중학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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