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잔망 루피가 지난해부터 중국 내 급격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MZ세대 어린 시절의 동반자였던 루피,이젠 20대의 소신 발언을 대신해 주는 루피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잔망 루피는 한국에서 2020년 밈(meme) 이 되어 인터넷상에 퍼지기 시작하며 전국적으로 대유행을 끌었다. 이는 개인 소셜미디어 이모티콘(表情包)으로도 나오며 사람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젊은이들의 잔망 루피 사랑은 끝없이 이어지며 현지 시장 상 다양한 굿즈까지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상승시켰다.
순하기만 했던 잔망루피의 대 반전, “MZ 들의 대변인”
[사진=잔망 루피(출처: 샤오홍슈)]
잔망루피는 당시 한 중학생(조인승 군)이 2019년도 귀여운 이미지의 루피를 악한 미소로 웃고 있는 모습으로 편집하며 탄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이 큰 흥행의 시점이 되어 많은 사람의 지지를 얻으며 다양한 패러디 짤이 생기고 지금의 인기가 생기게 된 것이다.
한국에서 사악한 얼굴로 나타나 다양한 수정 버전이 인터넷 밈(meme)으로 돌아다니게 됐는데, 대부분의 밈 들이 사회초년생 또는 대학생을 풍자하고 있어 주로 20대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랑스러운 이미지 뒤에 사악함을 감추고 있는 것만 같은 모습에 중국 네티즌들까지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외적으로는 얌전하고 순한 이미지를 품고 있는 잔망 루피의 반전 모습이 이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카카오톡이라고 불리는 위챗상 젊은이들의 대화를 보면 잔망 루피의 밈을 자주 등장한다. 비아오칭바오(biǎo qíng bāo)라고도 불리며 사용되는 잔망 루피 이모티콘은 이들의 감정을 대변해 주는 역할을 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한 장의 이모티콘으로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활발히 이용된다.
[사진=위챗에서 사용되는 루피 이모티콘(출처: 위챗)]
이 현상은 학생 신분으로의 생활을 마치고 넓은 사회로 나간 20대들의 불안하고 흔들리는 내면의 심리를 대변해 줄 수 있어 더욱 흥행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사회에 발을 내디딘 사회 초년생들의 어렵고 서툴기만 한 사회에서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현실에 루피가 등장해 대신해 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잔망 루피로 인해 “중국의 사회초년생도 속이 시원하다"라는 반응도 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 엠버서더가 된 잔망루피
잔망루피의 중국어 이름은 ‘赞萌露比(zàn méng lù bǐ)’다. 잔망 루피가 중국에 소개돼 인기를 끌게 되자 생긴 현지화 발음 명칭이다. 사용된 한자에는 특별한 의미는 담고 있지 않지만 생긴 잔망 루피의 중국 현지 이름을 통해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중국 소셜 매체상 잔망루피 프로필(출처: 샤오홍슈)]
중국에서 잔망 루피의 밈(meme)이 활발히 돌아다니기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에 수많은 기업은 이 흥행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내세우는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2023년 5월4일 샤오홍슈(小红书 중국 SNS 플랫폼)에 중국 최초의 공식 계정인 “ZANMANG LOOPY”까지 개설됐다.
3월 말 계정 개설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47만 8,000원(47.8만)의 팔로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누적 좋아요 수치도 178만 1,000명(178.1만)에 도달해 엄청난 추세를 보여준다. 잇따라 중국의 저가 생활용품 브랜드인 THE GREEN PARTY, 미니소(名创优品) 등에서는 잔망 루피로 매점 전체를 굿즈로 도배시켰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협업상품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진=중국 내 잔망 루피 협업매장(출처: 샤오홍슈)]
루피의 흥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는데, 중국의 유명 나이 차(奶茶) 브랜드인 헤이티(hey tea,喜茶)에서는 지난 12월 14일 협업을 이루어 다양한 굿즈를 함께 판매했다. 헤이티(hey tea, 喜茶)는 중국에서 2020년 기준 스타벅스에 이어 8.8%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인기 브랜드이다. 당시 현지 반응에 따르면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리유저블 컵, 쇼핑백 등 잔망 루피가 인화된 굿즈를 얻기 위해 구매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외부에서 판매가 되고 있지 않아 대량 구매 현상은 빈번하게 보였으며, 인터넷상 포장 용지만 훨씬 높은 가격으로 판매가 되기도 했다.
[사진=중국 헤이티 잔망 루피 협업상품 판매(출처: 샤오홍슈)]
명품가방보다 루피가 좋아요?!
잔망 루피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보이자, 국내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경기 침체 후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을 끌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새로운 수단으로 인해 롯데면세점 제주점에서 운영되는 “잔망 루피” 매장에는 여행객으로 북적이고 있지만, 명품브랜드와 같은 고가 매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기존 중국인들의 한국 여행 주요 목적은 K뷰티, K-pop, K푸드 구매 등에 있었다. 하지만 잔망 루피의 유행이 중국 현지에서 시작되고 한국에 방문한 관광객은 루피 구매에 눈길을 돌렸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롯데면세점 제주점에 방문해 인증사진을 찍고 상품을 구입하는 등 이들만의 쇼핑 문화를 보여주었다.
윤남호 롯데면세점 제주점장은 “중국 젊은 세대의 소비성을 고려해 MD 개편을 통한 다양한 상품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라며 면세점 입점 주력 브랜드의 변화에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기존 샤넬 매장이 자리하고 있었던 곳에 잔망 루피 매장을 열어 잔망 루피의 인기에 수준을 체감하게 한다.
[사진=인천공항 잔망 루피 판매 매장(출처: 네이버)]
이 외에도 잔망 루피는 인천공항 면세점에 자리 잡기도 했는데, 그의 인기는 여행객의 한국 방문 목적 중 하나라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또한 한화 호텔 마티에 오시라이도 호텔업계는 최초로 “잔망 루피”와 협업해 루피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잔망 루피는 지난 12월 상하이에서 한시적으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26만 권이 넘는 노트와 펜던트, 열쇠고리, 인형 등 10만 개가 넘는 굿즈를 판매했는데 방문객의 수가 많아 1~2시간의 대기를 해야 했다. 올해 들어 잔망 루피는 항저우에도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사진=항저우 잔망루피 팝업 스토어(출처: 샤오홍슈)]
잔망 루피를 향한 MZ세대의 사랑은 한국의 국경을 넘어 중국 전국에 퍼지게 되어 루피의 제2전성기를 보여주고 있다. 유통업계는 잔망 루피의 성공이 IP(지식재산권) 개발에 원동력이 됐으며, 이러한 캐릭터는 연예인이나 영향력자보다 보다 파급력이 강하며, 연예인들은 간혹 안 좋은 학교 폭력, 인성 논란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반면 캐릭터의 경우 위와 같은 문제에 관계가 멀어 최고의 자산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제2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루피, 그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르며 이를 시점으로 더욱 다양한 캐릭터들을 활용한 상품의 등장이 기대된다.
학생기자 김하연(저장대 멀티미디어학과 2)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선한 정보 입니다. 언제나 열정으로 기사문으로 정보 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