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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진 칼럼>쓰레기차와 똥차

[2007-11-06, 04:08:03] 상하이저널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중에 "쓰레기차 피하려다 똥차에 치인다"라는 말이 있다. 필자는 내년부터 실시되는 중국의 노동법에 대해 독자들에게 여러 차례 관심을 가질 것과 그 부담에 대해 경고를 한 바 있다. 그리고 필자가 직접 경영하는 구두 제조업에 대해서도 주변의 만류와 새로운 정책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유통, 무역 그리고 백화점 영업까지 하면서 제조업에 뛰어든 필자에게 필자를 아끼는 분들이 제발 제일 잘하는 백화점영업과 유통만 하라는 성화가 빗발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직접 생산하여 자사 브랜드를 달고 1년도 넘게 런칭(launching)한 브랜드의 제품은 그러면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결국에는 구두 제조 공장을 찾아 필자의 컨셉트(concept)에 따라 생산을 의뢰하는 수밖에는 없는데 100위엔짜리 구두를 판매하는 것도 아닌데 마음대로 생산업체를 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 필자의 가장 큰 고민이 된다. 그렇다고 매일 고정 자금이 들어가고 그 부담은 날로 커가는 제조업을 다시 부활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중국의 광동지역을 이 잡듯이 뒤져 결국에는 한국 업체 한 곳과 중국 업체 한 곳을 찾아 OEM(Original Equipment Maunfacturer)으로 필자의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필자는 그때서야 긴장을 풀고 이제는 두발 뻗고 편안히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생각은 어쩌면 매우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직접 디자인하고 자재 구입하고 통관시키고 제조하는 과정을 모두 빠지고 오더하고 물건 기다리고 검품하고 돈 주고 물건 받고 백화점에 납품하면 필자는 판매한 물건의 돈만 받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보다 좋은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모든 고민을 털어 놓은 사람처럼 행동하고 '룰루랄라'하고 상하이거리를 휘젓고 다녔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쓰레기차를 피하고 똥차에 치일 일만 남은 것일 줄은 필자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남의 마음이 나와 같지 않다는 것은 어른들이 누차 얘기하셔서 필자가 너무도 잘 아는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필자는 또 실수를 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몇 번 당해서 잘 알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설마 하다가 또 그 설마에 따귀를 한 대 맞아버리고 만 것이다.

그러면 그 똥차는 무엇인가? 바로 내가 내 제조업을 통해 물건을 공급하는 일은 매우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기는 하지만 내가 스스로 납기를 정하고 내가 스스로 품질을 관리하고 내가 스스로 브랜드 관리를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광둥성 지역에 내가 오더를 한 사건은 스스로 구두를 만들 때 보다 더 많은 일이 생기고 혈압이 오르고 마지막에는 이러다 내가 쓰러져 미쳐버릴 것 같은 위기감도 들었다.

우선 한국인이 경영하는 기업에 대해서 말을 해보면 필자는 오더를 마치고 중국식으로 30%의 선수금을 요구하는 사장님에게 친절하게 돈을 송금해 주었다. 그리고 8월30일까지 납기를 요구했는데 9월5일로 수정을 요구하여 필자는 되도록이면 8월말까지 부탁을 했다. 그래도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면 안 될 것 같아 최선을 다해서 안 되면 9월5일까지라도 상관없다는 메시지를 주고 그래도 한국인끼리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20일을 기다려 8월30일쯤 납품을 요구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아직 생산을 한족도 안했다는 것이었다. 쓰러질 것 같았으나 다른 대안도 없고 필자는 그러면 조정 가능한 납기를 알려달라고 요구하여 결국에는 9월 15일로 연기를 해 주고 이제는 약속을 안 지키면 필자는 업계에서 신용을 잃게 된다는 얘기까지 해 주고는 포기하고 술로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다시 9월15일이 가까웠을 무렵 필자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는다. 미안한데 선수금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러지 말고 생산 한 것만이라도 받을 테니 달라고 했으나 그때까지도 한 족도 생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이없고 세상이 두 쪽이 나는 것만 같았다.

다행히 이 업체에 오더한 단화식 구두는 필자가 한국에서 수입한 구두가 많이 있어 수입으로 대체가 가능해 필자가 망가지지는 않을 수 있었으나 만약에 그런 대안이 없었다면 아마 이미 백화점에서 쫓겨나왔을 수도 있을 것이다.
참으로 자기 공장 없는 설움을 톡톡히 당한 셈이다.

그러면 이제 분을 삭이고 중국 업체에 대해 얘기해 보도록 하자. 중국 업체의 얘기는 한 술 더 뜨는 얘기라 할 얘기가 많으나 한국인의 입장에서 장황하게 늘어놓을 수는 없고 간단히 개요만 설명하도록 하겠다. 중국 업체도 같은 시기에 필자가 롱부츠를 오더를 했는데 납기는 9월15일이었다. 당연히 30%의 선수금은 8월10일쯤 먼저 지불을 하고 부가가치세인 증치세의 영수증을 끊어달라는 요구도 했다.

계약이 성사되고 가끔 전화를 걸어 확인을 하고 한국 업체보다 더 관리를 강하게 하였다. 검수를 하러 갈테니 90% 공정이 완성되면 전화를 부탁하고 합격한 제품에 대해서만 잔금을 지불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문제없다는 강한 메시지만이 돌아왔으나 항상 그러는 광둥지역의 행태에 필자는 마음을 놓지 못하고 결국에는 돈은 다 주고 9월 26일 30%의 물건만을 받았고 나머지는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받지 못했다.

더욱이 기가 찬 노릇은 15%의 물건을 받았을 때 물대의 전액을 다 지불했는데 그 이유는 물건에 하자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시 15%의 물건은 앞의 물건보다 문제가 많은 상황이라 나머지 70%의 물건의 품질이 필자는 궁금하다. 파는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중국에서 이름 있는 브랜드로서 마음이 착잡하기 그지없다. 앞으로 이런 거래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면 필자는 아마 혈압에 문제가 생길 것이 뻔하다.

참으로 어처구니없게 쓰레기차를 피하려다 만차인 똥차를 만나 정면으로 충돌한 셈이니 상해를 포함해 중국생활 만18년째인 필자도 역시 중국에서는 오래 있었다고 별 수 없는 것이 증명되지 않았나 싶다.


중국은 하나를 피하면 다른 하나가 나오고 또 그것을 피하면 또 다른 하나가 튀어 나오는 곳이다. 독자들은 이 사실을 명심하고 중국에서는 피하는 것 보다 모든 것을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헤쳐 나가시길 바란다. 그것이 바로 정공법이고 정공법 이외에 다른 방법은 도로 원점으로 가서 다시 시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는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 완전히 밝혀졌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전해 드리고 싶다. 남의 돈 벌기도 힘들다고 한다, 남의 나라 돈 벌기는 오죽할 것인가를 위로로 생각한다면 건강에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인하대를 졸업하고 대만국립사범대학대학원을 수료했다. 동양엘리베이터 상하이지사장과 엘칸토 중국법인장을 거쳐 현재 한국구두제품 중에 중국에서 가장 고급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YEBNN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는 燁彬(上海)國際貿易有限公司의 동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13억의 중국 20억의 기회>, <미국인도 유학가는 중국 MBA>가 있다.
elchjlee@hanmail.net    [이학진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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