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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역사와 시선展 강철기 작가

[2015-09-26, 06:44:57]
궁(宫), 문고리, 소나무, 그리고 화가의 지문처럼 그림마다 수 놓은 이름 모를 꽃들. ‘궁’을 통해 희망과 미래를 그린 강철기 작가가 지난 19일 관객들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전통이 곧 삶이다
“고향의 정취는 항상 참 살갑게 다가온다. 실을 걸어 이를 뽑았던 기억, 추운 겨울 차갑게 손에 달라붙던 감촉,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뒤따르던 어머니의 목소리…. 문고리 하나에도 이렇듯 많은 추억이 담겨 있다.”
자연스럽게 작가는 고향에서 모티브를 찾게 됐고, 전남 영광에서 보낸 유년시절은 작가로서의 삶에 훌륭한 자양분이 됐다. 혹자는 ‘너무 한국적인 게 아니냐’고 묻기도 하지만 그에게는 그저 공기처럼 익숙한 삶이자 일상일 뿐이다.

‘소통’을 그리다 
초기에는 흙(황토)을 그렸고, 이후에는 와당 문양과 창호지를 바른 문을 그렸다. 그리고 지금의 궁에 이르렀다. 25년간 그의 그림은 꾸준히 변모했지만 수많은 작품들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소통’이었다.
“궁 안의 문을 열면 모든 공간이 연결돼 있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소통의 장이 되지 않겠나 싶었다. 권위의 상징이지만 범접할 수 없는 곳이 아닌 누구든 들어가 뛰어 놀고 싶은 공간으로 그리고 싶었다.”
그의 작품의 또 다른 이름은 ‘마주보기’다. 마주보기라는 행위는 소통의 기본이자 출발이다. 관람객은 그의 그림을 통해 작가와 마주할 수 있다.

궁, 희망의 공간 되길
강철기의 궁에는 소나무가 있고, 상생의 꽃이 있다. 우리 민족의 뿌리와도 같은 소나무는 역사의 인고와 절개를 보여준다. 은하수처럼 꽃가루처럼 흩날리는 꽃들은 작가의 상상 속에서 탄생한 희망이요, 꿈이다.
“궁은 한국 전통 건축양식의 꽃이다. 흡사 여성이 살짝 치맛자락을 들어올린 듯한 처마는 정말 아름답다. 또 계절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만의 것이 있는데 문화의 격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그의 그림에는 우리의 궁이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길 염원하는 희망이 담겨 있다.

늘 변화하는 작가
궁의 다음에는 무엇이 있을까? 작가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다. 다만 다음이 무엇이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금까지 스물 네 번의 개인전을 가졌는데 돌이켜보면 항상 부족함이 많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늘 변화를 할 수 밖에 없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가 말하는 좋은 그림이란 ‘새로운 것, 자세히 보니 또 다른 것,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다. 작가는 한 번 보고 잊혀지는 게 아닌 ‘여운이 남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오늘도 붓을 든다.

행복한 화가
작가는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림만 그려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단 얘기일까’ 지극히 속물 같은 의구심이 드는 차에 “부모님이 내게 주신 유산은 딱 두 가지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재능”이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예전에는 그림이 잘 되지 않으면 담배를 두 갑씩 피웠다. ‘대마초라도 태워볼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고민마저도 나에게는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고민이 있어야 발전도 있다.”

작가의 한 마디
상하이에서는 처음으로 전시회를 열게 된 작가는 “작품에 대한 열정과 혼을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꼭 전시회에 들러서 작품도 보시고 작가가 어떻게 생각하고 발전해나가는지 앞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점쟁이가 점집에 들어서자마자 상대방의 고민과 문제를 알아채는 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봤기에 감각적으로 아는 것”이라며 “그림을 모르겠다면 많은 그림을 보라”고 조언했다.

김혜련 기자

 
Mind to Mind-Palace, 90.9x72.6cm Oil on canvas_2013
Mind to Mind-Palace, 90.9x72.6cm Oil on canvas_2013
 
Mind to Mind-Palace, 140.0x85.5cm Oil on canvas_2013
Mind to Mind-Palace, 140.0x85.5cm Oil on canvas_2013
 

<역사와 시선(History through Eye)>
• 전시기간: 9월 17일(목)~11월 11일(수) 오전 9시~오후 9시
• 장소: 윤아르떼 闵行区宜山路2016号合川大厦3楼F室(허촨루역 1번출구) 
• 문의: 130-5227-6662
www.yoonar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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