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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중국학교 적응기

[2016-02-03, 06:22:45] 상하이저널

[아줌마이야기]
중국학교 적응기


2010년 한국에선 윌스미스가 감독하고 그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와 성룡이 주연한 <베스트키드>라는 미국영화가 상영이 됐었다. 같은 해에 중국에서도 ‘功夫梦’이라는 제목으로 같은 영화가 상영이 됐다. 나는 이 영화가 극장에서 막을 내리고 DVD로 출시 되었을 때 우연히 DVD가게를 갔다가 사서 보게 되었다. 낯익은 성룡과 귀여운 흑인 꼬마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다. 내용도 전혀 모르고 우연히 보게 된 이 영화가 지금은 우리 가족영화가 되어 아직도 보고 있다. 이제 아이들은 너무 많이 봐서 지겹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엄마인 난 아직도 볼 때마다 가슴이 뛴다.


영화 내용인 즉 중국으로 이주해 온 흑인 모자가 베이징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다. 베이징에 오자마자 중국친구들한테 두들겨 맞고 성룡의 도움으로 쿵푸를 배워 쿵푸대회에서 우승한다는 너무나도 뻔한 스토리 인데, 그 주인공 소년이 겪는 일들이 남일 같지가 않았다. 내 아이도 저렇게 힘든 상황에 처하진 않았는지, 또 남을 저렇게 힘들게 하지는 않는지….


큰아이가 중국학교에 갓 입학했을 땐 정말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언제나 문제는 같은 한국학생과 일어났다. 전교에 몇 안되는 한국학생들과 몇 번의 트러블이 있었고,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나는 담임선생님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갔다.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니 담임선생님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담임선생님은 사과할 일은 사과를 시키고 사과 받을 일은 사과를 받게 해주셨다. 하지만 상대편 엄마는 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잘잘못을 따지곤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어떤 학부모는 내가 중국어를 하는지 못하는지 떠보기까지 했다. 중국어의 ‘중’자도 모르는 엄마가 중국어 한마디 못하는 애를 중국 학교에 입학시켜놓고 물 흐린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실제로 우리아이는 정말 중국어 한마디도 모르고 입학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 점이 중국어를 준비하고 입학시킨 학부모 입장에선 영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중국어를 한마디도 못했지만 입학시험에 당당히 붙었고, 중국어 잘하는 학생을 뽑는 게 아니라, 가르쳤을 때 잘 따라올 것 같은 학생을 뽑았다는 입학담당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나는 주저 없이 아이를 입학시켰다. 말 많고 탈 많은 1학기를 보내고 2학기가 되자, 더 이상 항의전화를 받는 일은 생기지 않았고, 나를 가르치러 들었던 엄마들도 잠잠해졌다.


2학년이 되니 아이에게 중국친구들이 생겨 생일파티나 할로윈에 초대받는 일이 많아졌다. 중국학교에 다니는데 중국친구가 있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나도 아이를 입학시키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학교에 와보니 정말 한국학생들은 한국학생들끼리만 어울리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 학생들은 중국학교를 졸업해도 중국어를 잘 못한다는 같은 반 중국엄마의 말을 듣고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학교 다니면 중국어는 당연히 잘하는 거 아니었나? 아차 싶었다. 그 때부터 나는 내 아이가 중국친구들과 좀 더 어울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어떠한 초대이건, 초대만 받으면 무조건 데려다 주었다. 초대받은 집에 데려다 주고 돌아오면, 다시 데리러 갈 시간이 되는 건 다반사였다. 그때마다 4살터울의 둘째를 업고 다시 데리러 가야 했다. 둘째 유치원만 아니었다면 당장 학교 앞으로 이사 가고 싶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 때 쌓은 노력 덕분에 고학년인 지금 똘똘 뭉쳐 다니는 친구들이 생겼다. 초등학교 친구는 크면 서먹해진다지만, 이런 경험이 중학교가서도 이어지리라 본다. 

 

반장엄마(erinj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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