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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선 할머니 SAS, 상해한국학교서 성노예 피해 ‘증언’

[2017-04-22, 01:10:40]
상해한국학교에서 학생들의 환송을 받으며 떠나는 이옥선 할머니
상해한국학교에서 학생들의 환송을 받으며 떠나는 이옥선 할머니
“잘 자라서 ‘위안부’ 문제에 힘 보태주길”
기획부터 의전까지 학생들 숨은 노력 

“일본 정부는 할머니들이 다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잘 자라서 할머니들이 사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90)가 상하이의 청소년들을 만나 피해 경험을 증언했다. 20일 상하이미국학교(SAS)에서 열린 '인생의 고난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 행사에 초청돼 300여 명의 다국적 학생들에게 피해 경험을 들려주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상해한국학교를 방문해 80여 명의 학생들과 질의응답 식의 간담회를 가졌다. 

SAS에서 증언을 마치고 학생들과 

이 할머니는 “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 못 가고 식모살이를 했다. 그러다 15살 때 주인집 심부름을 다녀오던 길에 건장한 남자 둘에게 끌려갔다”고 한 맺힌 지난날을 회고했다. ‘어린 시절 꿈’을 묻는 학생에게는 “학교. 다른 것 없다. 학교 다녔으면 일본놈한테 안 끌려 갔을 것”이라며 “지금 여기 학생들이 너무 부럽다”고 말해 듣는 이들을 숙연케 했다. 

또 2015년 체결한 ‘위안부’ 한일 합의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했다. 우리는 누굴 믿어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일본 정부는 할머니들이 다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합의했으니 사죄했다고 말한다”며 “할머니들이 다 죽어도 이 문제는 꼭 해결해야 한다. 후대가 있기 때문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이 잘 자라서 할머니들이 사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부탁하려고 내가 여기까지 왔다”고 당부했다. 

중국 위안부문제 연구센터 주임 쑤즈량 교수와 이옥선 할머니

이옥선 할머니는 상하이사범대 위안부 역사 박물관에서 방명록을 남겼다

21일에는 중국 최초로 건립된 한‧중 소녀상이 있는 상하이사범대를 방문해 중국 위안부문제 연구센터 주임인 쑤즈량(苏智良) 교수를 만나고 위안부 역사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으로 3일간의 상하이 일정을 마무리했다. 

소녀상을 본 이 할머니는 “소녀상을 보니 일본군이 밉다. 한중일 국가를 막론하고 젊은 사람들이 이 동상을 보고 그들의 만행을 잊지 않길 바란다”며 다시 한번 다음세대가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는 날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기를 소망했다. 또 “정부나 기관이 아닌 주민들이 한푼 두푼 모아서 세운 것”이라며 국내외에서 소녀상을 세우고 지키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이옥선 할머니의 이번 상하이 방문은 SAS 12학년에 재학중인 이엽, 임영수 군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성사됐다. 두 학생은 지난해 3월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나눔의 집을 방문해 이 할머니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후 꾸준히 할머니 초청 행사를 추진하던 중 이번 행사에서 학교로부터 승인을 받아냈다. 

할머니와 동행한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국제학교에는 일본 학생들도 있는 만큼 이번 행사를 열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기특한 마음을 전했다. 또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정치 문제가 아닌 인권 문제로 받아들인 학교 측에도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 할머니와 원종선 간호사의 방문에 소요되는 비용은 SAS가 전액 지원했으며,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자비로 방문했다. 

이 할머니는 1942년 중국 옌지(延吉)로 끌려가 일본군 성노예로 고초를 겪었으며, 해방 후에도 중국에 머물다가 2000년 영구 귀국해 이듬해 법정 싸움 끝에 국적을 회복했다. 

김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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