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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in 상하이] 벌써 1년? 불과 1년?

[2024-01-02, 16:13:09] 상하이저널

아직까지도 한인타운 인팅루(银停路) 주차장에 들어설 때면 1년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주차장에서 징팅따샤로 향하는 출입구 쪽에 자리했던 핵산검사 부스. 그 부스에서 “양(阳)”으로 스크리닝되어 낙심했던 기억이 있다. 작년 12월 초부터 아이들 학교에 결석하는 친구들이 많아졌고, 앞뒤에 앉았던 친구들이 코로나 양성이라는 소식을 매일 접하면서 우리집에까지 양(阳)이 들이닥칠 일이 머지않았음을 직감했다. 

게다가 12월 겨울방학을 앞두고 학교행사가 잦아지면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서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주고받게 되었다. 결국12월 둘째 주 둘째아이를 시작으로 가족들이 연쇄적으로 코로나에 감염됐고, 어차피 이렇게 된 것 다 같이 집에 머물며 극복해보자 하며 쑥과 마늘만 먹었다는 곰과 호랑이처럼 따뜻한 물과 애드빌을 먹으며 자고 또 자다 보니 어느새 몸살은 사라지고 자가키트의 한 줄을 보게 되었다.

식구들이 모두 음성인 것을 확인하기까지 꼬박 2주가 걸렸고, 때마침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었다. 상하이 전체가 코로나 양성으로 몸살을 앓으며 두문분출하던 그때 거리는 그 어느때보다 한산했으며, 늘 붐비는 와이탄이나 신천지의 거리들도 한가로워서 여기가 과연 상하이가 맞는지 의심될 정도였다.

한편, ‘이렇게 다 같이 앓고 지나면 자연스레 정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럴거면 왜 그리도 지독한 2개월간의 도시봉쇄를 겪었어야 했을까? 1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일이며, 마음 한구석 억울함이 풀어지지 않는다.

노약자들이나 기저질환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하지만, 도시전체를 마비시켜가면서까지 독하게 관리했던 질환이 결국엔 모두에게 감염되고 나서야 종료됐으니, 왜 진작 이러한 방법을 이행하지 않았나 하는 원망이 일었다. 

전세계적으로 이례적인 도시봉쇄에 대해 아무리 설명해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를 하지 못한다. 작년 상반기를 해외에 머물렀던 내 남편마저 그때 그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 심지어 주변인을 구분할 때, 봉쇄를 함께 겪은 동지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나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이다.

2020년2월부터 시작하여 2023년 1월에 이르기까지 꼬박 3년간 도시간, 국가간 이동은 물론 내 집의 문을 열고 나가지도 못했던 그 시절. 이 상황이 종료된 지 불과 1년밖에 안 됐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어느새 그 당시를 잊었지만, 모두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몸 져 누웠던 것이 불과 1년전의 일이라고, 그때까지 우리모두는 이틀에 한 번씩 면봉을 입에 넣어 뺐다 했었다 고, 집을 제외한 그 어디든 뤼마(绿吗, green code) 없이는 입장할 수 없었다고, 심지어 내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증명서가 필요했다고, 작년 이맘때를 회상하며 이제는 헛웃음만 나오게 된다.

그렇게 코로나 바이러스는 개인의 건강에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포스트 팬데믹 이후의 경제상황은 그 어느때보다 얼어붙었다. 

다시 자유로운 일상을 되 찾은 지 불과 1년, 병마와의 사투 후의 상흔은 웃지 못할 해프닝이나 인생 짬바로 남기기에는 너무 큰 상처로 남아있다.

에리제를 위하여(khe3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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