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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몰랐던 ‘깔창 생리대’의 현실

[2016-07-24, 07:10:04] 상하이저널

[학생기자 논단]
미처 몰랐던 ‘깔창 생리대’의 현실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이야기였다. 처음 뉴스를 접했을 때 마치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세게 맞은 것 마냥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한국의 SNS에서는 ‘생리대로 고통받는 소녀들’의 사례가 줄을 이었다. ‘선생님이 일주일 내내 결석한 학생의 집에 찾아가보니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수건을 깔고 누워있었다’, ‘집이 가난해 신발 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체한 친구가 있었다’ 등 그 내용은 참담할 수준이었다.

 

그 아이들은 비단 생리대를 살 돈만 없는 것이 아니었다. 따뜻한 관심을 주며 세심하게 챙겨 줄 엄마가 없었고, 생활 속의 일부분까지 속속들이 생각해주는 사회가 없었다. 누군가 먼저 알아주지 않는 이상, 이제 막 6학년이 된 소녀가 생리대 살 돈이 없다고 어디에 도움을 청할 수 있을까. 한 번 고민해보았다. 그 소녀에게는 밥이 중요했을까 아님 생리대가 중요했을까. 당연히 의식주가 중요하지 그게 무슨 말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 6학년 소녀에게, 생리대 살 돈이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수건을 깔고 바닥에 누워있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었던 그 순간만은 밥 한끼 덜 먹어 굶더라도 당장 수중에 생리대 살 돈이 더 절실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생리대는 여성들이 10대부터 50대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사용하는 필수품으로 그 수요가 실로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생리대의 가격은 나날이 오르고 있다. ‘프리미엄’, ‘순면’, ‘한방’ 등 거창한 수식어가 붙으며 끝을 모르고 오르는 가격은 이미 일반 중산층에게도 부담스러워졌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엄마만 해도 한 달에 한 번 생리대를 사는 날이면 그 가격에 혀를 내두르고는 하셨다. 일반 가정이 이렇다면 저소득층 가정은 어떨까. 부담스러운 생리대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국내 저소득층 여학생은 약 10만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생리대 살 돈이 없어 학교에 가지 못했던 아이가 비단 그 아이 한 명이 아니었던 것이다.

 

“엄마의 지도 하에 생리대 착용법을 배우고, 사용 후 처리법을 배우고 2~3시간마다 꼭 갈아야 건강에 나쁘지 않다고 배우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힘든 일일 수도 있다”라던 글이 잊혀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감정을 느꼈는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이 이러한 소녀들을 돕고자 각종 기부단체를 통하여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또한, 인천시 부평구에서는 지난 10일부터 법정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에 생리대 3개월치 3만원 가량을 지원하기로 했다. 의미 있는 첫 발자국을 떼기는 했지만 지역사회를 통해 진행되는 후원은 많은 현실적인 조건과 제약에 부딪치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지금 이순간에도 고통 받고 있을 소녀들을 위한 정보의 발 빠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생리컵도 하나의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비록 삽입이 어려워 연습이 필요하고, 출산 전 미성년자에게는 다소 껄끄러울 수 있으나 한 번 구입하면 10년동안 쓸 수 있고 인체에 무해하기에 지속적인 구매를 요하는 일반 생리대에 비해 좋은 대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자아가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 시기에 생리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

 

고등부 학생기자 권순(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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