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공상과학(SF) 영화 ‘유랑지구(流浪地球)’가 개봉 6일 만에 흥행 수익 20억 위안(3300억원)을 돌파했다.
제일재경(第一财经), IT즈지아(IT之家) 등은 춘절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유랑지구의 단일 박스 오피스 성적이 4억 명을 돌파하면서 누적 20억 위안을 넘어섰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이로써 유랑지구는 중국 박스오피스 사상 20억을 돌파한 14번째 영화가 됐다.
유랑지구는 머지않은 미래, 태양의 급속 노화로 심각한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기 위해 30억 명의 인구를 이끌고 지구 표면에 수만 개의 엔진을 설치해 3500년의 우주 여행을 떠나는 내용의 중국산 공상과학 영화다.
‘삼체(三体)’로 SF의 노벨상 휴고상을 받은 류츠신(刘慈欣)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현재 중국 영화 평론 플랫폼 도우반(豆瓣)에서 8.4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랑지구의 최종 흥행 수익이 최소 40억 위안(66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랑지구의 제작비는 4억 위안(665억원)으로 할리우드 SF 영화의 4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최종 박스오피스 수익이 40억 위안을 넘어선다면 영화 제작자 및 관계자들은 최소 10억 위안의 수익을 챙기는 셈이다.
유랑지구의 흥행에는 현지 관객들의 입소문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개봉 전 유랑지구의 예매율은 6위에 불과했지만 개봉 첫날 4위로 오른 뒤 3일 만에 1위로 우뚝 올랐다. 중국산 공상과학작품이라는 특이점과 ‘집’과 ‘인간’이라는 감정적 요소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이다. 업계에서는 유랑지구가 ‘중국 SF영화의 이정표적 작품’이라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중앙재경대학 문화경제연구원 웨이펑쥐(魏鹏举) 원장은 “유랑지구가 가장 수익성 있는 영화가 될 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으나 이 영화는 국산 영화가 중국 시장의 산업 시스템과 가치관 기준에 어떻게 맞춰야 할 지 제시하고 있다”며 “이 영화의 최대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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