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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문학가] 중국의 ‘라이너 마리아 릴케’, 펑쯔 (冯至)

[2012-05-18, 09:30:06] 상하이저널
중국문학가협회에서 2010년 인민교육출판사교과서에 수록된 작가의 작품 편수를 발표했다. 그 중 가장 많은 작품이 실린 작가는 老舍、金波、冰心、叶圣陶、张秋生、郭沫若、圣野、巴金、冯至, 朱光潜 순이다. 인민교육출판사교과서에 가장 많은 작품이 수록된 작가 10인을 소개한다.

20세기 중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중국의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있다. 펑쯔 (冯至), 본명은 펑청즈 (冯承植)로서 그는 중국 현대 문학사를 종횡무진한 시인이자 동서양을 아우르는 문헌 연구가인 동시에 칭송받는 교수 및 번역가이다. 허베이성 출신인 그는 베이징 사중 (北京四中)시절 중국의 ‘5.4 운동’이라는 일생일대의 사건을 계기로 시인의 길에 들어선다.

1919년 5월 4일, 중국 베이징의 대학생을 중심으로 일어난 5.4 운동은 중국 근현대사의 출발점으로 평가되기도 하는 반제국주의, 반봉건주의 성격을 가진 혁명 운동이다. 당시 전국 각지에서 우후죽순처럼 일어난 신 문화 정신의 물결 속에서, 베이징 대학에 진학한 펑쯔는 동료 학생들과 함께 ‘청년’이라는 잡지를 간행하는 등 중국의 부조리한 전통적 봉건사회의 타파를 위해 노력하였다. 파란만장한 대학 시절, 수많은 서정시와 소설 작품을 창작했던 펑쯔는 이윽고 그의 문학 인생 속 첫번째 절정기를 맞게 된다. 그의 시집《어제의 노래 (昨日之歌)》,《북유와 기타 (北游及其他)》,《14행집 (十四行集)》등이 세계 5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전파됨에 따라, 중국 현대 시문학사의 거장으로 도약하게 된 펑쯔는 오늘날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라 칭송 받는 루쉰 (鲁迅)으로부터 “중국의 가장 뛰어난 서정시인”이라는 칭호를 받기에 이른다.

《14행집(十四行集)》은 펑쯔의 동서양 문헌연구가로서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독일 유학 중 10년간 교수직을 맡으며 서방 문화에 대해 꾸준히 탐구조사 했던 시절 펑쯔의 사상은 초기의 낭만주의에서 점차 실존주의적 성격으로 변모해갔다.《14행집 (十四行集)》은 그가 귀국 후 이러한 새로운 사상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오늘날 서양의 독특한 시가형식과 중국 전통문화를 맛깔나게 버무린 작품이라 칭송받는《14행집》을 출간한 이후 펑쯔는 1987년 최고의 학자들에게만 수여되는‘德国国际交流中心艺术奖’을 수상하는 등 동서양의 현대 문학 발전에 헌신한 공로를 크게 인정받았다.

그의 유년 시절부터 시작된 중국 전통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이 그대로 묻어난《두보전 (杜甫传)》또한 눈여겨 볼만한 작품이다. 청년시절 당(唐)시와 송(宋)시를 읽으며 자아를 형성한 펑쯔는 당대 최고의 시인으로 알려진 두보의 시에 심취해 이후 장장 10년이라는 긴 세월간 두보의 시를 탐구하고, 그에게서 영감을 받아 여러 편의 작품을 출간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1951년 유명 학술지“新观察”를 통해 처음 세상에 소개 된 펑쯔의《두보전》은 지금까지도 모택동(毛泽东) 주석이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할 정도로 매우 섬세하고 아름답게 두보의 삶을 그려낸 최고의 학술저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근현대사의 근본이 된 신문화 물결의 중심에서 시를 통해 봉건사회의 부조리에 항거했던 그. 중국의 전통적 풍토 위에 릴케와 같은 지성과 서정을 접목해 중국 현대문학사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펑쯔의 이름은 언제까지나 중국 문학사 속 타오르는 불꽃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펑쯔의 작품은 아직까지 한국어로 번역된 것이 없다. 그러나 평소 중국 시문학에 관심이 있던 상해한인청소년이라면 중국어에 두려워 말고 이번 기회에 한 번쯤 짬을 내어 펑쯔의 문학세계에 심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중국의 ‘라이너 마리아 릴케’, ‘김춘수’라고도 불리우는 펑쯔의 불꽃같은 삶을 엿볼 수 있는 동시에 중국어 실력도 높일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고등부 학생기자 이예뜰 (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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